[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강원도 레고랜드발(發) 채권 시장 자금 경색이 심화하면서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전반에 대한 집중점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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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 각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현황 파악 작업에 돌입했다. 기존에 진행한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정기 점검에 더해 사업장의 유동성 부분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고 시나리오별 비상 대응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기준금리 지속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에 올해 112조원 규모로 급증한 부동산 PF 대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유동성 경색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대출 현황 파악은 우량 사업장과 비우량 사업장을 분리해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옥석가리기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부동산 PF 대출 부실을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다각도로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다”며 “특히 우량 사업장은 유동성 위기가 일시적인 만큼, 자금이 돌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지난 24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 878호’를 통해 당국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부동산 PF 대출을 무조건 옥죄기보다는 정상 추진 중인 사업장은 정책금융기관의 신용 보강을 통해 대출을 지원하고 부실채권은 신속하게 인수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비상 거시경제 금융 회의’ 직후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을 골자로 하는 자금 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금융의 날’ 기념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증액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등 대외 변수가 너무 많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하겠다”며 “채안펀드 총량을 20조원으로 얘기했지만 부족하면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