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샤오미 본사 가보니…최강 가성비 낳은 '5% 원칙'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⑧샤오미
'메이드인차이나' 고정관념 깨뜨려 '대륙의 실수'
샤오미 본사, 마스크 착용에서도 활기 넘쳐
노천 카페서 커피, 킥보드 타고 이동, 복장은 자유
'투자+인규베이팅' 스타트업 키워 생태계 만들어
  • 등록 2020-06-18 오전 5:00:00

    수정 2020-06-18 오전 7:34:58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샤오미(小米)는 싸구려 저가품이란 ‘메이드인차이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회사다. ‘대륙의 실수’, ‘대륙의 기적’이라고 불린 이유다. 2011년 8월 첫 출시한 스마트폰은 출시 30시간 만에 예약이 매진됐으며 출시 일주일 만에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종합 판매 순위 9위, 중국산 브랜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가성비를 갖춘 보조배터리, 미밴드 등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샤오미는 이후 공기청정기, 가습기, 무선청소기 등 소형 가전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전자제품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샤오미 베이징 본사를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풀린 직후 찾았다. 샤오미 본사는 중국 대표 IT 기업들이 모여있는 베이징 중관춘 상디(上地)정보산업기지에 위치해 있으며 8개 건물이 연결돼 있다. 창업자인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샤오미 직원 약 2만명 가운데 절반이 이곳에 근무하고 있다.

샤오미 본사 전경. 사진=신정은 특파원
샤오미 생태계를 만든 ‘5% 원칙’

지난달말 찾은 샤오미 본사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방문을 제한하는 등 출입을 까다롭게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직원들은 활기가 넘쳤다. 1층 노천카페에서 샤오미 직원들은 커피를 마시며 회의를 하고 있었고 샤오미에서 출시한 전동 킥보드를 타고 건물 사이를 오가는 직원들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2010년 창립한 10년차 젊은 회사답게 직원들의 옷차림도 자유로웠다. 미리 약속하고 만난 샤오미 측 관계자들도 후드티에 반바지 차림이었다. 5월말 베이징은 낮기온이 30도에 오를 정도로 덥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지역 총괄 매니저는 “CEO인 레이쥔도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공식 무대 선다”며 “샤오미는 직원들의 복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오프라인 플래그십스토어인 샤오미즈자(小米之家·샤오미의 집)를 둘러봤다. 샤오미즈자 1층에선 9.9위안(약 1700원)짜리 펜과 배터리부터 전동 칫솔, 드라이기, 체중계, 가정용 폐쇄회로(CC) TV, 수건, 정수기 등 명칭 그대로 집 하나를 통째로 샤오미 제품으로 꾸밀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이 손님을 맞았다.

레이쥔 샤오미 CEO. 레이 CEO는 애플의 스티브잡스를 모방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진=AFP)
가장 비싼 제품이 9999위안(약 170만원)짜리 빔프로젝터다. 스마트폰은 물론 냉장고, TV 등 대형가전도 이보다 싸다는 얘기다. 가성비의 샤오미 다운 가격전략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10월 냉장고를 출시하며 대형 가전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래 에어컨, TV 세탁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가고 있다. 2층은 1층에서 소개한 샤오미의 제품으로 꾸민 가정집과 카페, 사무실 등을 전시한 ‘스마트홈체험센터’가 있다. 샤오미 제품은 모두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조정할 수 있다.

샤오미가 탁월한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5% 원칙’이다. 모든 제품의 순이익률을 매출의 5%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다. 적게 남기는 대신 많이 팔아 수익을 내는 전형적인 ‘박리다매’ 전략이다. 5% 원칙은 샤오미가 구축해온 IT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축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주력 제품군 중 일부만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 제품은 스타트업에 투자해 육성하는 방식으로 샤오미 생태계를 조성해 왔다. 샤오미 생태계와 일반적인 기업의 원하청 구조와 차이는 샤오미의 협력사 확보 방식이 ‘투자+인큐베이팅’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이들 스타트업에 투자하더라도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고 자본, 공급망, 디자인, 기술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육성한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해 이윤을 창출하고, 이들 기업의 가치가 오르면 투자 수익을 보장받는 ‘윈윈(win-win)’ 관계이자 꿩먹고 알먹는 수익구조를 만든 것이다.

샤오미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은 지난해 6월 기준 이미 270개를 넘어섰다. 특히 샤오미 생태계는 자산가치가 10억달러를 초과하는 ‘유니콘 기업’을 여럿 배출하기도 했다. 화미테크(華米科技·미밴드), 즈미테크(紫米科技·보조배터리), 즈미테크(智米科技·공기청정기), 나인봇(納恩博·전동킥보드) 등이 대표적이다.

샤오미즈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샤오미 제품들. 사진=신정은 특파원
누가봐도 샤오미…미팬을 만드는 통일된 디자인

가성비와 샤오미 생태계와 함께 샤오미가 전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데 있어 일등공신 중 하나가 디자인이다.

샤오미는 제품을 만들 때 △혁신 △품질 △디자인 3가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혁신이 없는 제품,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은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게 샤오미 공동 창업주들의 판단이었다. 여기에 경쟁력을 더한 게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이다. 샤오미는 설계위원회가 있어 각기 다른 회사 만든 제품들이라도 샤오미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디자인회사인 리고(RIGO)디자인을 인수하는 등 디자인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적인 디자인부분 상을 50여개 넘게 수상하기도 했다. 혁신, 품질, 디자인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덕에 샤오미는 올들어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악재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집계 결과 1분기 삼성전자, 화웨이,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 들어든 반면 샤오미는 홀로 9% 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1.1%로 끌어올려 전 세계 4위를 차지했다. 같은기간 전체 매출은 497억위안(약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었다.

샤오미 창업주인 레이쥔 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기업에 대한 강압적인 테스트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계속 해법을 모색하고 기회를 찾는 게 기업의 경쟁력”이라며 “샤오미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기업으로서 올해도 다양한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5G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샤오미 본사 안에서 한 직원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주변에는 노천 카페 테이블에서 직원들이 회의를 하거나 전화를 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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