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이때다, 채권찍자"

단기 은행채 수요 급증..발행 활발
여전사들, 장기채권 발행해 단기차입금 상환 나서
BBB급 채권 발행 증가 추세
  • 등록 2006-08-14 오전 9:30:23

    수정 2006-08-14 오전 9:30:23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한국은행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큰 폭 하락, 단기금리와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에 이르자 금융권과 기업체 등을 중심으로 채권발행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은 `안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만기가 짧은 은행채와 중장기 카드채 발행이 먼저 늘었다. 또 투자적격등급이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BBB등급 채권에도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들 기업의 발행도 증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반면 금리면에서 거의 `준국채급`이 된 A등급 이상의 우량 일반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는 부담이 적지 않아 발행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 단기 은행채 `사자` 급증..발행 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갑자기 수요가 늘어난 것은 단기 은행채다. 만기가 짧아 투신사 MMF 등이 매입하기에 적당한데다, 장기금리가 너무 하락하는 바람에 만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 채권이 됐기 때문이다.

언뜻보면 지난주 은행채 발행은 저조해 보인다. 주간 발행규모가 1조4300억원으로 전주보다 8700억원이 감소한 것. 그러나 주중에 지준일이 끼어 있었고, 10일 금통위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발행자나 투자자나 몸조심을 하던 분위기였음에도 9500억원의 대규모 순발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지난주까지 연간 은행채 순발행액은 30조원(30조2700억원)을 돌파했다.

금통위 이후 MMF와 RP관련 매수세, 은행들의 단기채권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6개월 만기 발행이 늘었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전주에 7300억원어치를 찍더니 지난주에도 7600억원의 대규모 은행채 발행에 나섰다. 특히 금리인상 직후인 11일 3000억원의 6개월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윤정 한국채권평가 대리는 "금통위 이후 단기채권에 대한 시장의 수요와 발행이 크게 증가한 모습"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에 따라, MMF와 RP관련 및 은행권의 매수세가 급격히 증가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3~6개월 만기 은행채 가격도 강세로 돌아섰다. 투신과 은행, 증권사들의 단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채 대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로 전환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던 1년만기 은행채 역시 캐리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전주에 이어 신용스프레드가 더 줄었다.

◇ 올해 잠잠하던 여전사들 "장기채 찍어 단기차입금 갚자"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업체들은 예년과 달리 올해 발행시장에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뜸했다. 자금사정이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장기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지난주 콜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더욱 낙폭이 커지자 갑자기 발행이 활발해졌다. 여전사 트로이카로 신용등급이 높은 현대캐피탈, 삼성카드, LG카드가 8일(미국 금리인상 중단), 11일(한국은행 금리인상 중단 시사)에 은행과 투신권 및 보험사의 수요를 바탕으로 총 14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또 이번주에는 BBB+등급인 하나캐피탈과 미래에셋캐피탈이 총 17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대부분 만기도래하는 단기차입금(CP)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은행과 달리 여전사들은 짧으면 1~2년, 길게는 3~5년 만기의 채권을 내놓고 있다. 이달들어 나타난 특징으로, 금리가 크게 낮아진 장기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

이 대리는 "8월 들어서는 몇몇 BBB+등급 여전사들이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고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최근 들어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장기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발행이 유리해진 장기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증가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등급 이상 채권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채와의 금리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어, 여전히 절대 금리 메리트가 있는 이들 채권으로 수요가 형성되어 원활히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공모 회사채 `품귀`가운데 BBB급 발행 꾸준히 증가
 
일반 기업의 공모 회사채 발행은 여전히 순상환을 이어가는 부진한 상황. 그러나 미묘한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A-등급 이상 우량채는 여전히 물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회사채 발행이 부진한 것도 우량채 품귀현상에 기인한 바가 크다.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지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주의 경우 그간 순매수를 지속하던 투신권이 순매도로 돌아섰고, 은행도 순매수 규모를 줄였다.



반면 BBB급 채권들은 그동안 금리가 지속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매력이 부각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달들어 발행비중도 커지고 있다.

이달들어 신규 회사채 발행규모(예정분 포함)를 보면, A-등급 이상이 3건, 1700억원에 그친다. 반면 BBB급은 9건에 4250억원이 발행됐거나 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주의 경우 6건의 일반회사채 발행중 동방(BBB-), 남광토건(BBB-), 코오롱(BBB0), 제일화재해상보험(BBB0) 등 4건이 BBB급이었다. 이번주 역시 BBB급인 코오롱건설이 5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다.

임종학 나이스채권평가 애널리스트는 "금통위 이후 한은의 정책 스탠스 변화에 대한
기대로 지난주 회사채 거래가 증가하며 다소 활발한 양상을 보였고 발행은 BBB급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며 "우량채권의 경우, 금통위 이후 국고채 대비 적정 스프레드
를 찾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BBB급은 발행규모 확대와 함께 전반적으로는 소폭이나마 스프레드의 축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한국채권평가 애널리스트도 "A급 이상 채권의 현재 신용스프레드 수준은 매우 축소된 상태로 추가적인 축소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우량등급에 비해 상대적인 신용스프레드 축소 여지를 가진 BBB등급의 추가적인 신용스프레드 축소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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