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슈퍼호황 방불"..기업들 설비투자 잰걸음

15년 만에 가장 높은 가동률.."사실상 풀가동 상태"
내수·수출 두자리수 동반 증가세..설비투자 압력 고조
  • 등록 2010-06-30 오전 11:52:08

    수정 2010-07-09 오후 1:41:38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현장 1. 이달초 경기도 부천시 동부하이텍 아날로그 반도체 공장. 푸른색 방진복을 착용한 장비담당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복도까지 가득찬 반도체장비로 공장 내부는 발디딜 틈 조차 없다. 공장 관계자는 "모든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일하고 있지만 주문량에 100%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처럼 바쁘게 공장이 가동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장 2. 충남 아산시 탕정면 삼성 LCD 공장. 사업장 근무인원은 원래 1만4000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3만명에 달한다. 장비입고, 라인 설치 등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직원들이 더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공장 관계자는 "8세대 2-2라인에 2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공장이 풀 가동되고 있다"며 "반도체사업의 호조가 맞물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의 '훈풍'을 타고 공장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기업들이 쏟아지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를 풀 가동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설비투자에 잰걸음을 놓는 이유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생산'에 따르면, 이 기간 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은 82.8%로 지난 2월 이후 4개월째 80%대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64메가D램 수출이 기록적인 호황을 타며 한국 경제를 번쩍 들어 올렸던 지난 1995년 6월이후 최고치다. 노후 낙후설비와 정비 등으로 노는 기계를 빼고는 사실상 거의 모든 기계가 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조업 가동률이 치솟는 것은 내수와 수출이 동반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11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1년여동안 내수와 외수(수출)의 출하실적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을 분기점으로 두자릿수 증가세로 돌아서 5월에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17.0%, 21.4%씩 동반 상승했다.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침체이후 축소됐던 재고확충과정에서 생산활동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의 공장가동률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제조업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22.3%증가, 지난해 11월(10.2%)이후 7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월대비 증가율도 3.9%로 전달(-6.0%) 마이너스 증가세에서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실적이 전년동월대비 56.7%나 급증, 전달 증가율(25.6%)의 2배를 넘어섰고 설비투자압력 지표(생산증가율-생산능력증가율)도 지난해 11월(14.9%포인트)을 고비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뒷걸음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크지만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우려되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업들이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는 있지만, 늘어나는 생산수요를 감당하기까진 일정 시차가 불가피하다. 결국 경기회복의 기운을 타고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설비투자압력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가동률의 증가는 기업 입장에서 설비투자를 늘리는 요인이 된다"며 "수요확대와 함께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교수는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기본구조상 제조업 가동률의 상승이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설비투자의 증가는내수경기에 선순환의 흐름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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