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밖으로 나간 유가…전망 `시계 제로`

바이오연료, 원유 대체에너지서 高유가 주범 변신
식량위기發 인플레로 유럽 매파 `목소리`…弱달러 심화
전문가, 단기전망엔 `묵묵부답`…장기적으로 안정될 것
  • 등록 2008-04-23 오후 2:28:58

    수정 2008-04-23 오후 2:39:49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점점 더 복잡해져, 전문가들도 섣불리 유가 전망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지난 22일 전일 대비 1.6% 상승한 배럴당 119달러37센트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흘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119달러90센트까지 뛰어, 12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미국과 중동은 끝없는 유가 최고치 기록 행진에 각각 수요·공급 문제와 달러 약세를 원인으로 지목해, 서로 상대방에게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를 밀어올리는 힘은 전세계의 식량위기 역학 구도와 뒤얽혀, 복합적인 상황이다. 신중론자들은 장기적으로 배럴당 70~80달러선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단기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바이오 연료, 대안에너지서 高유가 주범으로 변신

식량위기가 다각도로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대체에너지 공급을 줄여 석유 수요를 높이고 있고, 식량 인플레가 달러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어 고유가의 이중 엔진으로 작용했다.

특히 당초 유가 압력을 완화해줄 대안으로 부각됐던 바이오 연료가 오히려 유가 급등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바이오연료 같은 대체 에너지의 성장으로 원유 수요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는 2020년까지 원유 증산을 중단할 뜻을 내비쳤다.

또 곡물값이 급등한 탓에 대체에너지 수급에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특히 국제기구가 바이오 연료 생산 중단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선진국이 바이오 연료 개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연합(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달 들어 바이오 연료 50ℓ를 생산하는 데 드는 옥수수로 어린이 1명을 1년간 먹일 수 있다며, 바이오 연료가 대량 학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도 각국 정부가 바이오 연료용 농작물 경작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각국 정부가 바이오 연료 생산을 지지하고 있지만 치솟는 곡물가격과 국제사회의 압력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유럽이 매파되면, 유가 더 뛴다
 
▲ 올해 들어 유로/달러 환율(초록선)과 국제 유가(파란선) 추이. (출처: 로이터통신) 유로 가치와 국제 유가의 움직임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닭과 달걀 가운데 누가 먼저인지를 두고 논쟁하는 것처럼 상품시장과 외환시장이 서로 기록 경신의 배경으로 상대방을 지목하고 있다.

당초 달러 약세가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이제는 상품가격이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전일 프랑스 중앙은행의 크리스티앙 노이에르 총재가 인플레를 막으려면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유로 가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탓에, 국제 유가도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아시아에서 사재기 바람이 불 정도로 식량이 품귀 현상을 빚고, 각종 원자재가 급등해 전세계가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 지역의 인플레 우려가 심각해, 통화 긴축 정책을 부를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

로이터통신은 한 일본계 트레이더의 발언을 인용해 "상품 가격 급등세가 유로 강세를 유발하고 있다"며 "유로가 과매수됐다는 인식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CB가 당분간 금리를 4.0%에 동결한다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를 현재 2.25%에서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유로 가치가 계속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유가 전망 `神도 몰라`…급등세 언제까지?

지난해 말 배럴당 9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유가가 120달러선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솔직한 심경은 유가 전망을 할 수 없다는 것.

에너지 자문사 오일 애널리틱스의 조엘 핑거맨 대표는 "유가 급등은 수요와 공급 문제가 아니라, 자금 유입 문제"라며 "유가 급등세가 멈출 수도 있고,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중론자들은 지칠 줄 모르는 유가 고공비행에도 불구하고, 유가 급등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회장은 "나는 개인적으로 (유가 급등이) 모든 거품의 모태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6월말 80달러로 떨어져 이라크,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감산한 국가의 산유량이 정상화되면 장기적으로 50달러에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러론 퓨처스 앤드 옵션스의 필 플린 부사장은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원유 선물이 장기적인 강세장에 있다고 하더라도 조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우고 나바로 원유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라, 달러 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긴장도 완화되고 있어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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