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한계 깬 '프랑켄슈타인', 어느 새 10주년[알쓸공소]

한국 첫 대극장 창작뮤지컬로 주목
2014년 초연부터 작품성·대중성 입증
선악 구분 없는 스토리로 호기심 자극
"모든 배우들의 피 같은 눈물 모이 작품"
  • 등록 2024-06-28 오후 2:15:46

    수정 2024-06-28 오후 2:15:46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시체를 부활시켜 신(神)이 되고자 한 인간, 그런 인간으로부터 태어난 불운한 피조물. 메리 셸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지난 5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한국 창작진이 만든 대극장 창작뮤지컬로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2014년 초연은 충무아트홀(현 충무아트센터)이 제작했습니다. 제작비는 무려 30억원에 달했고요. 공공 문화예술 기관에서 이토록 많은 제작비로 대극장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공연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종덕(1935~2020) 충무아트홀 사장, 김희철 충무아트홀 공연기획부장(현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등이 왕용범 연출, 이성준 작곡가 등과 함께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을 이끌었습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초연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 받은 ‘프랑켄슈타인’은 2015년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도 대상 및 뮤지컬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상식에서 이종덕 전 사장은 “이제는 라이선스 작품과 동등한 위치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상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9관왕, 제3회 SMF예그린어워드 흥행상 등도 수상했고요. 2016년 재연 때는 개막 10주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2017년에는 대극장 창작뮤지컬 최초로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하기도 했고요.

충무아트홀에 이어 뉴컨텐츠컴퍼니가 제작을 이어온 ‘프랑켄슈타인’의 10주년 기념공연은 ‘모차르트!’, ‘웃는 남자’ 등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프로덕션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해 초연과 재연을 빛낸 유준상을 비롯해 신성록, 규현, 전동석, 박은태 등 흥행 주역들이 함께 합니다. 여기에 이해준, 고은성이 새로 합류해 색다른 호흡을 선사합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작품은 원작의 중요한 설정만 갖고 오고 완전히 새롭게 쓴 내용입니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생명 창조 실험을 이어온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고, 3년 뒤 빅터 앞에 괴물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를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해외 뮤지컬 못지않은 대규모 무대, 주요 출연진이 1인 2역을 맡아 보여주는 색다른 매력 등 뮤지컬에 기대할 볼거리를 고루 갖췄습니다. 특히 고음으로 이뤄진 넘버를 통해 배우들이 보여주는 ‘성량 대결’은 ‘프랑켄슈타인’이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비결로 손꼽힙니다.

여기에 대극장 뮤지컬임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의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2막에 등장하는 괴물의 내면을 보여주는 넘버 ‘상처’는 한 편의 잔혹 동화 같은 무대 연출로 잊지 못할 장면을 보여줍니다. 선역과 악역을 구분하기 힘든 캐릭터, 그리고 배우들이 보여주는 1인 2역 연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듭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왕용범 연출은 “행복한 수간보다 절망한 순간이 많았던 ‘프랑켄슈타인’과 함께 한 10년이었다”면서도 “저도 배우들고 이 작품으로 인해 받은 고통을 후회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인기 비결로는 “모든 배우들의 피 같은 눈물이 모여 숨 쉬는 작품”이라는 점을 꼽으며 “매 공연 진심으로 공연해준 배우들 덕분에 사랑받을 수 있었고, 그 진정성을 관객이 사랑해줬기에 10년 동안 공연이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8월 25일까지 공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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