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벽' 마침내 현실로…멕시코 반발 "우린 돈 못내"(종합2보)

트럼프 "몇달 내 착공…돈은 멕시코가 낼 것" 장담
멕시코 증시·통화는 '트럼프 충격' 벗어나 회복세
  • 등록 2017-01-26 오후 3:04:11

    수정 2017-01-26 오후 3:04: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했던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이 현실화된다. 그의 당선으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멕시코는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건설 비용 부담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발동에 앞서 가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벽) 건설 계획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착공 시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후”라고 설명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내일은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썼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워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남미 인구를 철저히 막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멕시코가 돈 댈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러면 최소 100억달러(약 11조6600억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건설 자금은 멕시코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양국 간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며 “장벽 건설 비용은 전적으로 멕시코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먼저 재정을 투입해 장벽 공사를 시작하고 차후 멕시코가 비용을 상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에도 좋고, 멕시코에도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안정적이고 견고한 멕시코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AFP
트럼프 대통령은 늦어도 오는 4월에는 관련 예산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을 서두르기 위해서 다른 예산을 끌어다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법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체포하지 않는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해 연방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함께 발동했다.

멕시코 “우린 절대 돈 못 내”

그러나 트럼프의 계획이 잘 이행될 지는 미지수다. 멕시코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같은 날 ‘트럼프 장벽’ 건설을 위한 돈을 낼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니에토 대통령은 오는 31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미래 양국 관계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재무장관 등은 이미 트럼프의 발표가 있던 날 워싱턴에서 실무 논의를 하고 있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AFP
일각에선 니에토 대통령이 31일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장은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엔리케는 “현재 워싱턴에 있는 장관의 보고서와 의원들, 시·도지사와 상의해 다음 결정을 취할 것”이라며 “지금껏 수차례 말했듯 멕시코는 ‘벽’을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엔리케 장관은 침체한 경제와 함께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자국 내에서도 지지도 하락을 포함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멕시코 경제는 서서히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트럼프 취임 당시 급락했던 통화가치와 증시는 그의 취임과 함께 반등하고 있다. 멕시코 증권거래소의 IPC지수는 트럼프가 취임한 20일 이후 7.2% 상승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95개국 증시 중 가장 빠른 상승세다. 증시 상승세를 이끈 건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 회복이다.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 가치는 ‘트럼프 장벽’을 결정한 날 2% 가까이 올랐다.

로이미 은행의 국제자산배분부문장인 움베로토 가르시아는 “트럼프 리스크는 이미 멕시코 시장에 반영됐다”며 “게다가 투자자는 수십 년 간의 미-멕시코 경제 결속이 하루 아침에 분리될 수 없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멕시코와의 경제적 분리를 시행하는 속도보다는 미국에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장벽’도 멕시코 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 3대 시멘트 기업인 멕시코 시멕스는 트럼프가 국경 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서명한 당일 뉴욕 증시에서 3.7% 오르며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멕시코 광산 회사 인두스트리아스 페놀레스 역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25일(현지시간) 달러-멕시코 페소 환율 추이.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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