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폭탄 떠넘기기 아닙니까"

  • 등록 2016-06-13 오후 4:05:00

    수정 2016-06-13 오후 4:05: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폭탄 떠넘기기 아닙니까. 유일호 경제 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만 애가 탄 모습이죠. 정작 기업구조정의 주무 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강 건너 불 구경하는 것 같았습니다. 서로 공감도 없고 소통도 안 되고. 마치 ‘너희가 주도하니 마무리도 알아서 해라’ 는 식입니다. 큰 그림이 없는 것은 산자부 역할이 약해서인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 허탈감마저 느낍니다.”

지난 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가 출범했다. 그간 기업구조조정의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차관급으로 운영하던 관계부처회의를 장관으로 격상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미심쩍은 눈치다. 장관급 회의긴 한데 관계부처의 호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 참석했던 금융당국 관계자는 분통을 터뜨렸다.

조선·해운업 모두 일시적인 부진에 빠진 것이 아닌 구조적 불황에 빠진 상태라는 데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다. 개별 기업의 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구조적 불황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무적 구조조정만으로는 성공할 확률이 낮다”며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책임을 공유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정부 부처나 청와대 간의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공유를 위한 소통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는 의문이다. 조선과 해운업황이 언제 다시금 호황을 누릴지 알 수 없다. 정부는 2018년이 되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냐며 구조조정 플랜도 그때까지로 잡았다고 한다. 누가 어떤 근거로 2018년을 지목했는지 알 수 없다. 그 시기면 다음 정권을 바라볼 때다. 부실기업의 환부만 덮은 채 폭탄 떠넘기기가 될 게 뻔하다. 이왕 시작한 기업구조조정 책임 떠넘기지 말고 확실히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이번에도 기업구조조정이 흐지부지된다면 국민이 그 책임을 또 져야 한다. 이제라도 청와대와 정부부처, 채권단에 이르기까지 소통을 넓혀 실패에 대한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 앞둔 쌍둥이 판다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