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대선 도와달라 간청" 볼턴 폭로에 트럼프 "전쟁광 바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23일 백악관 회고록 출간
일부내용 공개..시진핑에 "역대 최고지도자" 평가
"폼페이오, 트럼프에 거짓말쟁이 평가..사임 고려"
ABC, 21일 오후 9시 독점인터뷰 방영..예고 공개
  • 등록 2020-06-18 오후 7:50:39

    수정 2020-06-19 오전 6:05:45

오는 23일(현지시간)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ABC방송 인터뷰 예고 영상. (출처=ABC방송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스캔들’에 휘말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세번째 스캔들이다.오는 23일(현지시간) 출간될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백악관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 일부 내용이 사전 공개되자 백악관과 공화당은 핵폭탄급 후폭풍에 휩싸였다.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볼턴 “트럼프가 시진핑에 재임 도와달라 간청” 폭로

17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592페이지 분량의 회고록 중 일부 내용을 보도했다. 회고록에는 미·중 무역전쟁 속 뒷거래, 최측근 참모의 뒷담화 등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언론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국(敵國)’으로 규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임을 도와달라”고 간청했다는 대목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대화 방향을 미국 대선으로 틀었다”며 “시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대두(콩), 밀 수입을 늘리는 것이 선거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을 책에 실으려고 했지만 정부의 사전 검열과정에서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 이어 오는 11월 선거에서도 미국의 농업지대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CNN은 “재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적대국 지도자에게 도움을 구했다는 의혹은 워싱턴 전역을 뒤흔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WP는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여 선거 승리를 도와달라고 간청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에 무관심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미·중 정상회담 도중 위구르족 수용과 홍콩 시위 등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가 언급됐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위구르족 수용소 건설 이유를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제수용소를 계속 설립하라. 그것이 정확히 옳은 일(exactly the right thing)”이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을 규탄해 온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고도 했다.

트럼프 최측근 폼페이오마저 “거짓말쟁이” 조롱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의 일화도 공개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도중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는 쪽지를 자신에게 건넸다고 회고록에 썼다.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기 직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눈 전화 통화에 폼페이오 장관이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대통령의 통화내용을 듣고 있던) 폼페이오 장관이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했다. 심장마비에 걸릴 뻔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가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평가했다고도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넌더리가 나 사임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핵보유국인지 모르거나 핀란드를 러시아의 속국이냐고 묻는 등 깜짝 놀랄 만큼 무지했다. 외국의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 종종 휘둘렸으며 참모들로부터 경멸을 당하기도 했다”고 서술했다.

볼턴,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TV인터뷰도 마쳐…급해진 백악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을 유출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민주당이 회고록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청문회에서 증언을 거부했다며 볼턴 전 보좌관을 맹비난했다. .

한편 ABC 방송은 회고록 출간에 앞서 볼턴 전 보좌관과의 독점 인터뷰를 미 동부시각 기준 오는 21일 저녁 9시에 방영할 예정이다. 예고편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리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딜 메이커(협상가)라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마치 바이올린처럼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다급해졌다. 미 법무부는 전날 볼턴 전 보좌관이 고용계약 체결 당시 약속한 기밀누설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출간 연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날 회고록 출간을 중단토록 하는 긴급명령을 법원에 신청했다. 미 법무부는 국가안보회의(NSC)의 예비검토 등 회고록에 대한 사전 심의절차가 완료되기도 전에 책 내용을 공개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친 존 볼턴의 ‘너무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책은 거짓말과 가짜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며 볼턴 보좌관을 향해 “전쟁이나 하고 싶어하는, 불만에 가득찬 지루한 바보”라고 비난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이 출간 예정인 회고록 표지. 출처 :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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