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외채 발행 소식에도...금융권, 자금 확보 '쉽지 않네'

신한 발행 성공 직전 하나은행 '보류'...한화생명은 '연기'
고금리에 투심 냉각도 여전..."자금경색 당장 해결 어렵다"
  • 등록 2022-11-09 오후 5:48:27

    수정 2022-11-09 오후 9:33:41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신한은행이 호주달러 표기 채권인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하면서 축포를 터트렸다. 그러나 국내 금융사의 자금조달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인다. 앞서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간 하나은행이 지난달 ‘발행 보류’를 선언했고, 국내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한화생명도 시장 여건이 악화하자 채권 발행 계획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레고랜드·흥국생명 사태까지 겹치면서 발생한 자금 경색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5만원 권 지폐들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발(發) 여파 지속우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하나은행은 캥거루본드 수요 예측(북빌딩)에 나섰으나 시장과의 금리 눈높이 차이로 해당 채권 발행을 보류하기로 했다. 수요 예측 기간 전후로 시진핑 집권 3기 출범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굵직한 글로벌 경제 이슈가 터지면서 호주 자본 시장도 급격하게 위축된 탓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외화 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을 중단하고 상황을 살피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명목상 보류이지만 사실상 채권 발행에 한 차례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발행 여부를 두고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글로벌 이슈에 호주 채권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었고 결국 가중된 시장 불안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신한은행이 지난 8일 캥거루본드 발행 성공 소식을 전한 만큼 하나은행의 재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캥거루본드의 경우 수요확인 과정을 거치고 이후에 가격이 책정되는 구조라, 발행 과정이 다른 외화 채권에 비해 유연한 특징이 있다”며 “그런데 하나은행이 이 과정에서 한 차례 보류를 결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경색이 심각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뒤이어 같은 채권 발행을 시도한 신한은행이 성공했기 때문에 재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간 캥거루본드는 달러채 대체지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이에 반해 캥거루본드는 달러채 대비 변화 폭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호주 채권 시장에 눈을 돌리는 배경 중 하나다.

그러나 중국발(發) 여파가 캥거루본드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캥거루본드는 호주달러 표시 채권을 의미하지만, 투자자 모집은 호주뿐 아니라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되는 만큼 아시아 시장 변동에도 민감한 편이기도 하다.

◇자본확충 급한 보험사, 활로모색 내년 새로운 자본규제인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을 앞두고 추가로 자본확충이 필요한 보험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최근까지 영구채 상환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두고 상황을 살펴봤으나, 시장 변동성이 너무 커진 탓에 일단 발행 일정을 뒤로 미뤘다. 향후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발행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대신 한화생명은 자금 확보를 위해 저축보험 경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7일 연 5.7% 일시납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보험료를 한 번에 내기 때문에 보험수익과 자본확충 측면에 도움이 된다. 자본을 확충해 외형을 키워야 하는 보험사들이 자주 활용하는 자금 조달책 중 하나다.

3분기 들어 자본잠식에 빠진 NH농협생명도 자금 확충 경로를 모색 중이나 아직 뚜렷한 방법을 찾진 못했다. 농협생명은 3분기 기준으로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5조5000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5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74%포인트(p) 급락한 107%를 기록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이례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장부상 지표들이 하락했다”며 “자금 확충 자구노력은 해야 하는 상황은 맞지만 당장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쾅!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