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이효리, 그 여름 우리가 기다린 사이다 토크 [스타in 포커스]

  • 등록 2020-06-08 오전 11:01:00

    수정 2020-06-08 오전 11:01: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괜히 ‘이효리와 아이들’이란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최근 ‘놀면 뭐하니?’로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 ‘요즘 예능’까지 완벽 마스터한 이효리의 활약상을 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란 사자성어조차 그에게는 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니까.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최근 김태호 MBC 예능 PD와 개그맨 유재석이 기획한 ‘놀면 뭐하니?’의 혼성 댄스 그룹 프로젝트는 ‘싹3’(SSAK3)란 그룹명에 걸맞게 주말 화제성과 실검 차트 상위권을 모조리 쓸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6일) 방송한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2부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 9.6%, 수도권 시청률 10.4%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 및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수도권 기준)에서도 1부 4.9%, 2부 6.6%의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줘 토요 예능 프로그램 전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놀면 뭐하니?’의 혼성 댄스 그룹 프로젝트는 지난주 방송에서 유재석과 함께 가수 이효리와 비(본명 정지훈)가 혼성그룹 결성을 확정한 뒤 본격적인 실행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6일 방송에서는 그룹명을 ‘싹3’(SSAK3)로 확정 짓고 팀의 콘셉트와 곡의 주제, 활동 방향성을 정해나가는 과정들이 그려졌다.

특히 팀의 중심에서 콘셉트와 역할 분배, 곡의 주제 등 모든 방송의 순간과 리듬들을 지배하고 있는 사람이 이효리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는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 남성 출연진들이 주로 주축이 돼 프로그램을 이끌던 기존 예능 프로그램 시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전복시키고 있다. 말랑말랑한 아이디어로 프로젝트 그룹이 나아갈 방향성을 적극 제시해 선장처럼 팀을 이끌어나가는가 하면, 편협한 댄스 음악 취향을 내세우는 오빠 유재석과 버리지 못한 옛날 감성을 갖고 ‘요즘 예능’에 적응하기 바쁜 남동생 비에게 거침없는 일침을 날린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아이디어를 적절히 활용할 보완점을 찾아내고 절충안을 제시해 더 나은 대안을 이끌어낸다.

그룹 코요태의 보컬 신지가 구사하던 고음 폭발 창법과 쉴 틈 없이 빠른 댄스곡 비트를 고집하는 유재석에게 “난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올드하다”, “90년대를 표방하지만 요즘 느낌도 있어야 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피력했다. 혼성그룹 곡의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비가 ‘포기하지 마’란 주제는 어떻냐고 묻자 “요즘 감성은 그게 아니다, 무조건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며 “포기해야 할 건 빠르게 포기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는게 요즘 분위기”라고 맞받아친다. 과거 들었던 해녀의 명언까지 덧붙여 금세 노래 가사 하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돈’을 주제로 내세운 유재석의 제안은 ‘그 여름 내게 돈이 있었다면’을 주제로 ‘상상 Flex’란 아이디어로까지 발전시켰다.

그의 활약상은 그룹 내로 그치지 않는다. 일상에 녹아든 성별 고정관념을 뒤집는 거침없는 ‘사이다 입담’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까지 선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광고를 찍고 싶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유기농 생리대’를 외쳐 유재석의 말문을 막히게 한 그는 ‘꼬만춤’ 이야기를 하는 도중 가슴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선보이자 기겁하는 유재석과 비에게 “남자는 ‘꼬만춤’이 되면서 왜 여자는 안된다고 하냐”고 돌직구를 날려버린다.

치마 입은 자신을 위해 광희가 담요를 덮어주려 하자 “보여주려고 입은 건데 뭐하러 가리냐”고 받아치고 최근 예능 출연에 “예전 느낌이 들어서 너무 설렌다”고 털어놓은 비에게 “그 때 좀 대시를 했어야지”란 폭탄발언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모습 역시 과거는 물론 현재 방송에 출연 중인 대부분의 여자 연예인들에게서 보기 어려울 독특한 풍경이다.

팀을 위한 시무 20조를 정하는 과정에서 “외모 평가하지 않기”, “나이 가지고 비교하지 않기”를 제안하며 약속을 받아내는 장면도 여성 연예인의 나이와 외모 경쟁이 재미요소가 되던 기존 예능가에 간접 일침을 날려준 듯한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효리의 부캐인 ‘린다 G’도 그의 내숭 없는 솔직한 입담으로 탄생한 활동명이다. 이효리는 유재석과 비가 활동명을 고민하던 과정에서 “나는 린다 뭐 없나. 지린다인가”라며 “내가 나타나면 지린다?”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당황한 유재석이 “논란 없이 한 주 좀 가자” “암묵적으로 성은 붙이지 말자”고 말렸지만, 이효리는 당당하게 “린다지에요”라며 인사해 웃음을 줬다. 아울러 “모두가 지릴 수 있도록 그룹 내에서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는 당찬 각오까지.

보수적인 방송가에서 ‘너무 거침없나’ 거부감이 들 수 있을 발언들에도 그가 입을 여는 모든 순간이 합당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건 그가 이효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효리는 그 살아남기 어렵다는 연예계에서 여성 솔로 가수 최초 가요대상과 연예대상을 둘 다 탄 독보적 커리어의 소유자다.

물론 그의 활약은 자발적으로 본인들을 ‘이효리와 아이들’로 지칭하며 이효리의 말을 경청하고 리더 대우를 해주는 유재석과 비의 배려와 케미, 센스도 있었기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유재석과 비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구워 삶을 수 있는 위치의 커리어를 지닌 사람이 이효리 단 한 명 뿐이라는 점, 이효리가 아닌 여성 연예인들이 맘놓고 목소리를 내기엔 우리나라의 방송 환경이 아직 녹록지 않다는 점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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