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 누가 만들었나

[데스크칼럼]
역대 대통령, 기대속 당선됐지만 성공했다 인정받지 못해
우리 국민들, 대통령제 선호…대통령=왕이란 인식있어
제왕적 대통령, 권력층과 국민이 함께 만들어낸 폐해
대통령, 영웅이나 선지자 같은 존재라는 생각 내려놔야
  • 등록 2023-02-06 오전 5:30:00

    수정 2023-02-06 오전 9:51:31

[이데일리 이승현 정치부장]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낡은 정치 청산이란 기치를 들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특히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다”고 시작하는 그의 대통령 후보직 수락연설은 대중들에게 변화에 대한 열망을 심어줬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17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역시 당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등장, 2위 후보를 530만표라는 큰 차이로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그 기대감이 남달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국가 위기 사태 다음에 대통령이 돼서다.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통해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들의 큰 기대감을 안고 시작한 3명의 대통령이지만 모두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불리지 못하고 있다. 2명의 대통령은 정권을 상대진영에 내어줬고 나머지 한명은 대통령 시절 저지른 개인 비리로 인해 사법처리되는 불행한 결말을 맺었다.

지난 2018년 개헌 논의가 한창 달아올랐을 때 우리 국민들은 의원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시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7명에게 설문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권력구조에 대한 질문에 4년 중임 대통령 중심제에 찬성한 비율은 46%였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25%, 의원 내각제는 15%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 정치학자들은 두가지 해석을 내놨다. 첫번째는 우리 사회가 왕정국가의 틀을 벗지 못해 왕과 같은 대통령에 대한 요구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국회에 대한 불신으로 국회에 국가 권력을 주는 내각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다시 말해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슈퍼히어로 같은 전지전능한 대통령이 나타나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고 경제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려 공정하고 정의로우면서도 부유하기까지 한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상징적인 인물이 박정희 대통령이고, 그는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제왕적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막강해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정치권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 즉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기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국민들은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를 원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제왕적 대통령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우리 국민들, 특히 기성세대들이 힘 있는 대통령, 왕과 같은 대통령, 제왕적 대통령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왕적 대통령은 권력자들이 만들기도 했지만 국민들의 요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8번째 대통령을 경험하고 있고,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많이 겪었다.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그만해야 할 때가 됐다. 그 시작은 우리 마음속에서 대통령은 영웅이나 선지자 같은 존재여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 역시 우리와 같이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마치고 국회대로를 지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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