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파·무지출 이은 `현금 챌린지`…돈 쓸 때마다 정신이 `번쩍`

카드 없이 현금만 쓰는 `현금 챌린지`
커피값 4500원, 중국집 식사도 부담 커져
직접 체험해보니 생활 곳곳서 고물가 실감
  • 등록 2023-11-24 오전 6:00:00

    수정 2023-11-24 오전 6:0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 사용으로 3일을 버텼다. 평소엔 체감되지 않던 출·퇴근길 지하철 요금과 버스 요금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점심을 먹으려니 갈 수 있는 식당의 수가 생각보다 적었다. 저녁 약속 앞에선 생각보다 큰돈이 지출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고물가 시대 속 2030세대 사이에선 ‘냉파(냉장고 파먹기)’ , ‘무지출’에 이어 ‘현금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출에 무감각해질 수 있는 신용카드 위주의 소비보단 현금 위주의 소비로 절약을 하자는 의미다. 기자가 사흘간 현금 챌린지를 며칠간 체험해보니 ‘고물가’의 현실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에서 현금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자료=인스타그램 갈무리)


현금 챌린지에 참여하기로 한 첫날은 생각보다 수월한 하루를 예상했다. 회사에 출근해 딱히 지출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복병을 만났다. 바로 교통비다. 카드가 없으니 당장 대중교통을 탈 수 없었고, 출퇴근에 필요한 3000원을 교통카드에 충전해 지하철에 올라탔다. 평소 얼마를 지하철 요금으로 소비하는지 모른 채 지하철 개찰구에서 찍고 들어가기에 바빴지만, 아침부터 돈을 쓰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일 수밖에 없었다.

점심은 회사 선배가 사줘 별 문제가 없긴 했지만, 한 사람당 약 1만 5000원대 식사비를 현금으로 내려고 생각해보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퇴근길엔 아침에 충전해 둔 티머니 카드를 사용했다. 저녁은 돈 쓰기가 무섭다는 생각에 ‘냉장고 파먹기’를 했다.

취재 현장에 나간 이튿날엔 커피 값과 점심값의 무서움이 피부로 와 닿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인 4500원을 현금으로 계산하려다 보니 손이 떨렸다. 텀블러로 300원 할인을 받아 4200원을 냈다. 이어 일 때문에 만난 사람과 중국집에서 먹는 가격 앞에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평소 짬뽕이 1순위였지만, 1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8000원짜리 짜장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탕수육 대신 군만두를 시킨 것도 같은 이유였다.

휴일이었던 마지막날엔 당연히 별다른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이날 저녁 먹은 프랜차이즈 즉석 떡볶이의 가격은 1인분에 1만 900원으로, 2인분은 2만 1800원에 달했다. 배는 불렀지만, 돈을 내는 마음은 쓰렸다.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된 일상 속에 현금 챌린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금 챌린지란 매일, 매주, 매달 단위로 지출할 예산을 정한 뒤 현금으로만 생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들이 도전하는 이유는 돈이 쓰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이에 따라 소비를 계획하고 습관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매일 쓰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는 돈이 얼마만큼 쓰이는지는 지불할 때마다 날라오는 문자 메시지로 알 수 있긴 하지만, 그 중요성을 실감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카드로 생활할 때는 계획적으로 쓰려고 해도 돈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과적으로 돈을 더 쓰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금 챌린지를 통해서 돈 쓰기가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서부터는 계획적으로 아끼게 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현금으로 생활하려고 해도 교통 요금 같은 경우엔 매번 충전하는 게 쉽지 않아서 교통할인에 특화된 카드를 쓰되 밥값같은 것 등을 현금으로 내면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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