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선 망하면 내 정치도 끝나"…`단결 호소`에 뿔난 당내[국회기자 24시]

李, 연말 `질서있는 퇴진론` 요구 ↑
애매한 李 거취 표명에 비명 "늦으면 총선 망해"
일각서, 연말 퇴진 후 비대위 체제로 치러야
친명 "李, 쫓겨나는 것 아니라 자연스러운 퇴진돼야"
李 일색 지도부 인사 개편두고도 설왕설래
  • 등록 2023-03-18 오전 10:40:00

    수정 2023-03-18 오전 10:40:00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에선 설왕설래입니다. 거듭된 법원 출석에도 단일대오 강화를 주장하는 이 대표가 “총선승리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발언하자 이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면서인데요.

비명(非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고개를 드는 ‘질서있는 퇴진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이 대표 측은 대표직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당내 의원들은 이 대표의 ‘애매한’ 발언에 총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는 내홍 봉합을 위해 우선 인적 쇄신을 검토하고 있지만 거세지는 퇴진 요구를 막기에는 버거운 모양새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李 퇴진두고 비명 “지금이라도” vs 친명 “비명, 분당 조장하나”

이 대표는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총선에서 지면 당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내 정치 인생도 끝난다는 것을 잘 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번 의총은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대거 이탈표’가 발생했던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인 만큼 이 대표가 사태에 대해 직접 처음 입장을 밝힌 것인데요.

자신을 겨냥한 거취에 대해 당 내홍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한 비명계 의원은 “의원들 달래기에 나선 것 같은데 그래서 사퇴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분명한 견해를 밝히지 않은 탓에 혼란만 가중됐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와 재판을 치르는 과정에서 소모하는 시간이 당으로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이른 퇴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에서 “연말은 너무 멀다”며 “내년 총선이 4월인데 (그때는) 침몰 직전일 수도 있다”고 말했죠.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연말 퇴진은 당을 위한 것이 아닌 이 대표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럼 총선은 패망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대로 친명계 의원 상당수는 비명계의 이른 퇴진 요구에 “당을 가를 셈이냐”며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한 친명계 의원은 “당을 정말 위한다는 의원이라면 이렇게 쉽게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두관 의원도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질서 있는 퇴진론은 대대손손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정치인들의 야합하고 담합이다. 당이 어디로 가든 자기 공천만 보장받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질서있는 퇴진’으로 친명 막아야…인사 개편도 목소리도 ↑

다만 비명계 일각에서도 이 대표 거취를 논하기 이르다며 연말 ‘질서있는 퇴진론’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대표 사퇴 후 조기 전당대회는 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궐위 시 2개월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합니다. 비명계 입장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 번 강성 친명계로 지도부로 맞아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즉, 늦은 퇴진을 통해 지난 2015년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례를 따라 비상대책위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분란이 극심해지자 문 전 대통령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을 맡긴 바 있죠.

일부 친명계도 이 대표가 올해 12월 전후로 사퇴를 하고 비대위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피력합니다. 당 내홍 또는 여론에 의해 이 대표가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그림이 아닌,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선거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직을 이어왔듯 자연스러운 퇴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대표 측은 아직 사퇴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 단계는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은 총선에 운명을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일뿐 대표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 대표 거취의 결정이 길어지기에 당 지도부는 우선 ‘인적 쇄신’을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사무총장을 뺀 소폭 당직 개편에 뜻을 모으고 있지만 비명계 의원들은 사무총장을 포함한 임명직 최고위원 모두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지난 15일 이 대표를 만나 전면적 인적 쇄신을 요구했죠. 이 대표 성향 일색인 지도부만으로는 진정한 원팀을 이룰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대표의 선택이 ‘선사후당’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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