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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에선 사우디의 공격적인 투자가 축구는 물론 스포츠 산업에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포츠 컨설팅 회사 레텍소인탤리전스의 크리스티앙 누리는 “유럽 빅클럽들은 예상치 못했던 이탈에 대한 장단기 해법을 찾기 위해 어떤 선수가 이탈할 수 있을지,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빈살만 “스포츠는 脫석유 소프트웨어…원하는 선수 데려와라”
이번 주 사우디 축구는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게 됐다. 2034년 월드컵 유치를 사실상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애초 호주가 유력한 경쟁자로 꼽혔지만 유치 신청 마감을 앞두고 막판에 뜻을 접었다. 이달 30일까지 새로운 도전자가 유치 의향서를 내지 않으면 사우디의 2034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다.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벌써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2034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를 명시한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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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사우디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빈 살만의 고민이 담겨 있다. 빈 살만은 2016년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경제의 절반가량을 석유 산업에 의존하는 지금 같은 구조에선 유가 향방에 따라 나라 경제,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이 휘청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산업도 석유산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 육성하는 대안 중 하나다. 빈 살만은 비전 2030에서 스포츠 산업 투자에 대한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월간지 디애틀란틱과 인터뷰하며 외국 인재와 투자자,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사우디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의 예로 든 게 스포츠다. 사우디 프로축구리그가 2030년까지 리그의 시장 가치를 지금의 세 배 수준인 80억리얄(약 2조 8000억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한 것도 사우디 경제의 소프트웨어를 키우겠다는 야심에서다. 사우디에선 월드컵 개최가 확정되면 교통 등 하드웨어 인프라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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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붐으로 인구 70% 청년층 불만 완화’ 해석도
사우디의 축구 육성엔 정치적 의도도 담겨 있다. 사우디 인구의 70%는 35세 미만 청년층인데 스포츠는 이들의 정치적·사회적 불만을 완화하는 ‘진통제’ 역할을 할 수 있다. 1980년대 한국에서 프로야구·축구를 창설하고 올림픽을 유치했던 것과 유사한 의도다.
디알로는 “한 소년은 그와 같은 경기장에서 호날두가 훈련하는 걸 보고 울고 말았다. 돈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몬 채드윅 프랑스 SKEMA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우디는 스스로 새로운 세계 질서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포츠에서 그런 위치를 차지함으로써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디애슬래틱에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 월드컵은 그간 빈 살만이 추진했던 개혁의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AFP통신은 월드컵 유치로 사우디는 인프라 확충 역량을 테스트받게 됐을 뿐 아니라 사우디의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 눈길도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