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폭주' 비판한 대통령실의 정당한 이유[현장에서]

양곡법·간호법·노란봉투법까지 野 처리 강행
원안 고수한 野 불통도 문제
  • 등록 2023-05-26 오후 1:54:17

    수정 2023-05-26 오후 2:12:3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대통령실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국회 책임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이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노란봉투법까지 이어질 수 있어 그에 따른 여론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힘의 논리’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책임 크다고 꼬집었다.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요구건에 대해 전해철 환경노동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대통령실의 이런 반응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민주당의 전략에 따른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노란봉투법 모두 여야의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한 쟁점 법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거부권을 양곡관리법에 행사하면서 “이 법안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높이려는 정부의 농정 목표에도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양곡관리법은 국회에서 폐기됐다.

윤 대통령은 간호법에 2호 거부권을 행사했다. 사회적 혼란 등을 거부권 행사 배경으로 꼽았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만 하고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전 중재안을 제시하며 막판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은 끝내 원안을 고수했고, 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맞섰다.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에서 재적의원의 과반 출석과 3 분의 2 이상의 찬성 요건을 충족해야 통과할 수 있다. 결국 양곡관리법처럼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농민을 위한 양곡관리법, 간호사들을 위한 간호법 통과를 주도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결국 관련 법안은 폐기됐다. 원안을 고수한 민주당의 전략이 법안 폐기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책임이 자유롭지 않다. 정부와 여당은 관련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차례 보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때 마다 ‘국회를 무시했다’며 윤 대통령을 압박한 민주당의 책임도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통 이미지는 윤 대통령에게만 씌우기 어렵다. 민주당도 정부·여당과의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원안 고수라는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국회에서 여당과의 협상이 나서지 않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게만 ‘불통’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입법 강행 문제가 문제의 시작이 아닌가”라는 대통령실의 지적에 민주당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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