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사망자는 파견직? 파견법상 '불법'[화성공장 참사]

"파견업체서 업무지시 받았다"지만
제조업체는 파견근로자 사용 불가능
'도급근로자'여도 사내 사고는 원청 책임
  • 등록 2024-06-25 오후 5:19:02

    수정 2024-06-25 오후 5:19:02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화재 사고로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이사가 25일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파견직이며 파견업체에서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것을 두고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이 근로감독관들 사이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제조업체는 파견근로자 사용이 불가능해,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고용 형태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오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인 아리셀에서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가 23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낭독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견법(제5조)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서 근로자파견사업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로 컴퓨터 관련 전문가 업무, 번역가 및 통역가 업무, 창작 및 공연예술가 업무 등 한국표준직업분류상 32개 업무에만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여기엔 제조업과 관련한 업무는 없다. 박 대표 발언대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파견직이라면 그 자체로 박 대표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미다.

다만 박 대표가 파견법상 파견을 말한 것인진 불분명하다. 노동 현장에선 용역, 도급, 파견 등을 통들어 파견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파견법상 파견근로자가 아니라면 도급근로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청업체 근로자라는 얘기다. 원청사에서 하청사 근로자를 끌어다 사용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박 대표 발언이 ‘하청업체에서 업무 지시를 받았다’라는 의미여도 문제가 된다. 산업안전보건법(제63조)은 도급인이 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이들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및 보건조치를 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제4조) 역시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조치에 나서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청 내(사내)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책임은 원청이 져야 한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 한 지방관서의 근로감독관은 “박 대표가 발언한 파견직의 의미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파견업체에서 업무 지시를 받았다’라는 발언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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