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계속되는 엔저 리스크…원화도 휘청

달러·엔 160엔 돌파 재시도…日당국 개입 경계 고조
"日증시 정점" 인식에 외국인 4주 연속 순매도 등 영향
美 조기 금리인하 전망 후퇴, 유럽·美 정치 불확실성↑
유로화 약세가 강달러 부추겨…엔화·원화 동반 하락
  • 등록 2024-06-24 오후 6:34:36

    수정 2024-06-24 오후 7:06:4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또다시 160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AFP)


2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159.69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개시 전엔 한때 159.9엔까지 치솟아(엔화가치는 하락) 지난 4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두개입 이후엔 159엔대 후반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오전 “과도한 변동이 있을 경우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했다. 그는 “평소부터 24시간 언제든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실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환율 상승은 6월 미국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호조로 미 경제가 견조하다는 인식이 확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한 영향이다.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엔화 매도·달러화 매입 수요를 야기했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저하, 일본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도 엔화에 지속적인 약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엔화가치는 올해 13.2%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14일까지 일본 주식시장에서 4주 연속 순매도하며 엔화를 달러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주에만 2500억엔어치를 팔아치웠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이 일본 증시가 정점에 달했다고 봤다. 또 포트폴리오에서 일본 주식 비중을 2016년 4월 이후 최저로 줄였다.

아울러 7월 4일 영국의 조기 총선, 7월 7일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이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TV토론 등 주요 정치 이벤트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유럽에선 포퓰리즘 정책들이 쏟아져 재정악화 우려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엔화 약세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이 향후 10년 동안 1조 6000억달러 세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시 다양한 경로로 달러화 강세를 유발, 엔화가치가 5.1% 하락할 것으로 봤다. 달러·엔 환율이 168엔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다. 관세 및 감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즉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춘다. 2016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8%에서 2.5%로 뛰었다.

시장은 일본 당국의 개입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깜짝 돌파했을 때에도 일본 당국은 두 차례 대규모 개입을 단행했다.

한편 원·달러 측면에서 보면 유로화뿐 아니라 엔화 약세까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며 원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최근엔 원화와 엔화는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7원 오른 13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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