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면초가 왓챠...줄줄이 손 놓은 투자사들

‘공식 철회’ 못박은 LG유플러스
모비데이즈 컨소시엄 투자도 잠정 유보
버틸 체력 바닥...존폐기로에 놓인 왓챠
  • 등록 2023-05-30 오후 8:41:00

    수정 2023-05-30 오후 11:09:12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왓챠’가 인수합병(M&A)과 추가 투자유치 카드가 모두 막히면서 다시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인수 철회를 선언한 데에 이어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있던 모비데이즈(363260) 컨소시엄마저 잠정 유보한 상태로 파악됐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왓챠 인수를 추진해오던 LG유플러스는 최근 협상을 중단하고 인수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032640) 측이 왓챠 및 주주 측과 장기간 협상을 지속해온 만큼 추가 디밸류에이션을 전제로 재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모양새다. LG유플러스 측은 재논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인수 계획을 철회한 것이 맞고, 투자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인수에 대해 추가 협상 여지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측 입장이 아니다. 업계의 말들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영난 속의 돌파구로 여겨졌던 LG유플러스 딜이 전면 무산된 왓챠는 사면초가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 외에 왓챠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하던 모비데이즈 컨소시엄 측도 현재 왓챠 투자 검토를 잠정 유보 중인 상태로 파악됐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인 모비데이즈는 OTT 광고 시장 진출 등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해 전략적 투자자(SI)로 투자 참여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컨소시엄 측에서 검토하던 최대 2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입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
사실상 왓챠 인수 및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하던 후보군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 수중에 남은 대안이 많지 않던 왓챠는 다시 궁지로 몰리는 양상이다. 적자가 지속적으로 큰 폭 누적되면서 버틸 체력도 극히 낮아졌다. 왓챠는 지난해 연결 기준 5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대비 손실이 2배 가량 늘었다. 왓챠의 감사를 맡은 신한회계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2388억원인 점을 지적하며 존속 능력에 의문을 표했다.

새로운 투자사를 잡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왓챠는 디밸류에이션이 거론되는 딜 중에서도 쉽지 않은 건으로 꼽힌다. 사업성 대비 기업가치가 높게 오른 상태에서 들어간 투자사들과의 협의 부담이 높아서다. 지난 2021년 말 49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당시 기업가치가 3000억원 수준이었다. 비교적 시장 유동성이 양호하던 시절에 높게 받았던 몸값은 현재 반의 반도 인정 못 받을 여건이라는 평가다. LG유플러스 측 논의 진행 당시 제안한 밸류에이션 자체도 수백억 수준에 그쳤다.

OTT 시장 환경 악화도 부담 요인이다. 왓챠를 포함해 국내 OTT 기업들의 적자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비는 증가한 반면, 가입자 유입이 제한적이라 활로 마련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투자사들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 OTT 시장 환경도 악화되는 상황이라 인수 이후 관리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왓챠 인수를 저울질했던 곳들은 여럿이지만 실제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높은 밸류에 들어간 기존 투자사들이 너무 많아서 그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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