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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악단·연주자 내한 러시, 클래식 선율로 시작하는 새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5년, 클래식 공연은 여느 해보다도 풍성한 성찬을 차린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를 포함해 20여 곳에 달하는 해외 오케스트라가 줄줄이 내한한다.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의 리사이틀도 차고 넘친다. 여기에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들도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관객과 만난다.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사진=빈체로)◇20대 신성 메켈레·임윤찬 만남 눈길‘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가 11월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2023년 같은 시기 펼쳐졌던 ‘오케스트라 대결’이 2년 만에 다시 펼쳐지는 것. 이들 중 베를린 필하모닉은 2019~2020시즌부터 상임 지휘자를 맡은 키릴 페트렌코가 함께하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나선다.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빈체로)RCO의 내한을 함께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9)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켈레는 20대 젊은 나이에 파리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에 임명됐고 2027년부터는 시카코 심포니, RCO의 새 상임 지휘자로도 선임되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메켈레는 RCO에 앞서 파리 오케스트라(6월) 공연으로 먼저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세계 클래식계를 이끌고 있는 20대 젊은 지휘자와 연주자의 만남이다.미국의 양대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6월)과 LA 필하모닉(10월)도 올해 나란히 한국을 찾는다. 뉴욕 필하모닉은 11년 만의 내한공연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함께한다. LA 필하모닉은 동시대 최고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보 두다멜과의 마지막 공연이다. 두다멜은 2026년부터 뉴욕 필하모닉의 새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4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5월) △밤베르크 심포니(6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7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10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이상 12월) 등의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다.◇서울시향·KBS교향악단, 말러 교향곡 대결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빈체로)스타 연주자들의 무대도 풍성하다.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이 올해도 계속된다. 거장 안드라스 쉬프, 미하일 플레트네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예핌 브론프만을 비롯해 일본의 신성 후지타 마오, 츠지이 노부유키, 스미노 하야토, 캐나다 출신의 브루스 리우 등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인 성악가 요나스 카우프만, 전 세계 음원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클래식 음악가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내한공연도 주목된다.한국의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공연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조성진은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과 협주곡 2곡을 담은 앨범을 1월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하고 이를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연다. 국내 리사이틀은 6월 예정돼 있다. 12월엔 조성진과 절친한 김선욱이 예술감독을 맡은 경기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임윤찬은 3~4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음악가’ 공연을 시작으로 6월 파리 오케스트라 협연, 7월 스승 손민수와의 피아노 듀오 공연, 12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예고하고 있다.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크레디아)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정명훈을 각각 내세워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두 악단 모두 말러 교향곡 2번을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에 포함해 눈길을 끈다. 또한 서울시향은 9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의 OST로 잘 알려진 작곡가 정재일과의 창작 신곡 초연을 준비 중이다.1장당 수 십만 원에 달하는 티켓 가격만 감당할 수 있다면 2025년은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기 딱 좋은 한 해다. 다만 새해 초에도 이어지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고(高)환율이 해외 오케스트라 및 연주자들의 공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올해는 풍성한 클래식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다만 최근의 불안한 상황과 치솟는 환율 문제가 공연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LG전자, 연초 4분기 성적표 공개…실적 회복 늦어지나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이번주 발표한다. 정보기술(IT) 수요 둔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지연 등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 역시 수익성 악화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사진=이데일리DB)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7조949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553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202.8% 증가한 수치다.증권가는 3개월 전에는 삼성전자가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 2일 기준 컨센서스는 이보다 약 4조원 줄었다. 이처럼 실적 기대치가 낮아진 것은 메모리 가격 하락, HBM 양산 지연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스마트폰, PC 등 IT 수요 둔화가 지속하면서 레거시(범용) 메모리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도 지난달 20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다.게다가 최근 들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레거시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4개월간 35.7% 하락했다.생성형 인공지능(AI)의 인기로 고부가 제품인 HBM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높지만, HBM은 아직 삼성전자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8·12단 제품을 납품하는 게 급선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HBM·서버향 메모리 수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다”며 “여기에 스마트폰, PC 수요 둔화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LG전자)LG전자도 이번주 중으로 잠정 실적을 공개한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22조49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4378억원으로 같은 기간 2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글로벌 PC 수요 약세 등으로 전장부품과 비즈니스솔루션 역시 수익성 약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LG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가전 구독 사업과 기업 간 거래(B2B)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에코솔루션(ES) 사업부를 신설하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이관하는 등 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MZ 단원 모인 KG필 첫 항해…"쉬운 클래식 기대하세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KG그룹 후원으로 운영되는 곽재선 문화재단이 청년 음악인의 꿈을 지원하고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창단한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KG필)가 첫 항해에 나선다. KG필은 오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KG필 음악감독인 지휘자 서희태(60),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오현(40), 첼로 수석 정윤혜(34)를 만나 KG필의 출범을 앞둔 포부와 각오를 들었다. 서 음악감독은 “KG필은 클래식 연주를 기본으로 하면서 대중과의 소통에도 앞장서는 악단”이라며 “MZ 세대 단원들과 함께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단원 80명까지 확충 계획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이는 서 음악감독의 남다른 음악 경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휘를 배운 서 음악감독은 2008년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롤모델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이어 KNN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아 클래식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KG필의 강점은 ‘젊음’이다. KG필은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3일까지 단원 모집을 진행해 공개 오디션을 거쳐 60명의 단원을 모집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발탁됐다. 추후 80명까지 단원을 확충할 계획이다.서 음악감독은 “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한국에 돌아온 연주자가 많은데 정작 이들이 국내에서 연주할 기회는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KG필의 음악감독을 맡았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에선 콩쿠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쟁하지 않는다. 앞서나갈 뿐이다’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며 “KG필은 다른 악단과 경쟁하기보다 한 걸음 앞서나가는 단체가 되려 한다”고 KG필이 지향하는 바를 전했다.◇“클래식 변해야…한발 앞서갈 것”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오현, 정윤혜는 독일에서 유학한 실력파 연주자다. 오현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사를 마친 뒤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 자르브뤼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정윤혜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예종 영재원 및 학사를 거쳤으며 뤼벡국립음대 석사를 나왔다. 두 사람은 2019년 나란히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겪으면서 좀처럼 연주 기회를 갖지 못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느낀 연주의 소중함으로 KG필의 일원이 되기로 결심했다.오현은 “클래식 연주자가 하고 싶은 음악과 관객이 듣고 싶은 음악은 다르다. 중요한 건 관객이 없는 연주회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클래식은 변해야 한다. KG필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굴하며 한 발 앞서 가는 단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정윤혜는 “생소한 음악을 연주할 때보다 친숙한 음악을 연주할 때 관객의 박수가 더 진심으로 다가온다”면서 “관객이 클래식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에서 KG필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인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1부는 KG필의 연주로 꾸민다.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 피아니스트 서형민과 협연하는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등을 선곡했다. 서 음악감독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친숙한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2부는 KG필이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와 함께 뮤지컬 넘버와 가곡 등을 들려주며 행복으로 가득한 새해를 기원한다.KG필은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를 포함해 올해 총 네 차례 정기연주회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통 클래식은 물론 영화음악, 한국 가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서 음악감독은 “공연장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무대도 구상 중”이라며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깨면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주형환 "아파트 신축·재건축, 고령친화환경 조성 시 인센티브"
- [이데일리 이지은 이지현 기자] “아파트 신축·재건축 과정에서 화장실 안전 손잡이나 미끄럼방지 타일, 웰니스 센터 등 고령친화환경을 조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3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저고위가 추진할 우리나라 고령자 주거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 부위원장은 “공동주택이 많은 우리나라 주거 문화의 특성을 잘만 활용하면 굳이 비싸게 실버 스테이를 새로 만들 필요가 줄어든다”며 “이미 서울 일부 재건축 지역은 상당 세대가 고령자인 경우가 많기에 그분들이 굳이 이주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도록 유인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신년 인터뷰. (사진=방인권 기자)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응답자 10명 중 9명(87.2%)이 건강을 유지하는 한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건강이 악화하더라도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고령자도 절반(48.9%)에 달했고 자녀나 형제자매와 동거하는 것을 택한 이는 2.5%에 불과했다. 독립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급격한 환경 변화보다는 자신의 집에 머무르며 돌봄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거주 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와 낮은 계단 단차, 낙상 방지 바닥재 등 노인을 배려한 설비를 갖췄다는 답변은 28.5%에 그쳤다.주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일반가구의 53.1%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요즘은 단지 내 놀이·체육시설, 식당 등 커뮤니티 시설도 이미 갖춰진 상태”라며 “아파트를 신축·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세대와 단지 내 무장애 환경을 조성하고 웰니스센터에서 상주하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어르신들을 인접 병원·의원에 연결한다면 사실상 에이지 믹스(age mix)가 잘 돼 있는 실버스테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저고위는 고령자 주거와 돌봄 사이 존재했던 부처 간 칸막이를 넘나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제까지는 국토교통부와 복지부가 각각 분절적 지원을 해왔지만 이를 통합해 아파트 특성을 활용한 재가 돌봄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로는 용적률 완화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런 특례는 관계부처 간 협의는 물론 국회의 문턱도 넘어야 한다.◇“계속고용·국민연금 경각심 가져야…골든타임 5년”(그래픽=김정훈 기자)‘고용과 소득 보장’은 현재 저고위가 개발 중인 ‘고령사회 대응 지표체계’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계속고용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돼왔으나 진전은 크게 없었다는 평가다. 노후 실질 소득보장과 직결되는 국민연금 개혁의 경우 정부안까지는 마련했으나 국회에서의 논의가 중단됐다.주 부위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5.5%로 OECD 평균(61.4%)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8.3%로 높은데 상대적 빈곤율도 38.2%로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의 시국이 어렵긴 하지만, 초고령사회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왔으니 이를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관련 논의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실 국민연금 개혁과 계속고용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논의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지난해로 모두 정년(60세)에 접어들었고 우리나라 단일 세대 중 최대 인구 집단인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가 앞으로 11년에 걸쳐 은퇴연령에 진입한다. 수급 개시 연령을 높이는 방향의 국민연금 개혁이 은퇴 후 소득절벽을 발생시킬 거라 예상되면서 정년 연장을 중심으로 한 계속고용도 시급한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회원사 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노사관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임금·단체협상의 최대 쟁점도 정년 연장(34.6%)으로 꼽혔다.주 부위원장이 제시한 이들 개혁의 골든타임은 5년이다. 그는 “사회보장제도가 일찍 정착한 유럽의 경우 이미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아 제도를 고치기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우리는 사회안전망의 완성도와 성숙도가 높지 않기에 오히려 고령사회에 적합하면서도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여지가 있다”며 “계속고용이 청년고용을 훼손시키면서 갈 순 없는 만큼, 우리 사회 전체가 연령 차별 없이 공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65세 상향 필요성 공감”…개별법·수용성 과제 남아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신년 인터뷰. (사진=방인권 기자)지난해 10월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을 매년 1세씩 단계적으로 올려 75세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중추인구가 노인 복지에만 치중하다가 생산가능인구가 없어질 거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제안이다. 주 부위원장 역시 “유래없이 빠른 고령화로 부양 부담이 가중되고 제도의 지속 가능성 문제도 있어서 연령 조정의 필요성이 있는 데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연령 기준은 65세로 통용되지만 명확한 법적 정의가 있는 건 아니다.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정한 경로우대 조항에 따라 굳어졌으나, 고령자고용법 시행령에서는 55세 이상으로 제시하는 등 법령마다 기준이 다르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제도나 사업을 도입할 때마다 개별 법률과 지침에 따라 규정되는 상황이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노인복지사업의 대상 연령 기준은 △50세 △55세 △56세 △60세 △62세 △65세 △66세 △70세 △75세 등 다양했다.주 부위원장은 “노인연령 기준이 제각각이라 상향하는 방법만 하더라도 개별 법령별로 다 달라야 한다”며 “과거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려다가 큰 반발을 마주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기존에 부여됐던 복지 혜택에 축소되는 데 대한 사회적 수용성도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다만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도 높아지는 만큼 공론화 계기가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주 부위원장은 “사실 고령자를 75세 전후로 나눠보면 베이비부머가 들어간 전기고령자(65~74세)는 학력·재산·소득이 높고 일할 역량도 있어 빈곤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후기고령자(75세 이상)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합리적 방향을 도출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관련 연구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 "90대부터 ‘극 노인’ 아니겠나"…초고령사회 맞은 韓
- [이데일리 이지현 이지은 기자] ‘파워 액티브 시니어’ 최정자(93) 어르신은 1933년 일제강점기에 2남 6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다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막내였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서슬 퍼런 상황에서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우리말은 금지됐다. 누군가 듣고 신고하면 큰 곤욕을 치러야 해서다. 12살에 맞은 ‘광복’은 90여년 평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는다. 그는 “우리말을 다시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지금 세대는 모를 것”이라며 그때를 회상하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노인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자씨(93·뒷줄 왼쪽 3번째)와 그의 가족들이 서울 강북의 자택에서 새해를 맞아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첫째딸 도소화(67·뒷줄 1번째부터)씨와 아들 도일원(63), 최정자, 손녀 박효민(40), 증손녀 유하리(4), 손주며느리 이은영(27), 손자 고담(34), 도형동(32·앞줄 1번째부터), 박유창(32), 며느리 문명옥(58), 손녀 도건희(29)씨. (사진=이영훈 기자)그는 매일같이 자신보다 10살 어린 83세 할머니를 돌보고 있다. 가족이 있어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처럼 사는 노인들에게 친구처럼 때론 언니처럼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어떨 땐 미싱기술로 옷 손질도 해주고 때때론 머리 손질도 돕는다. 그는 “미용실에 간 것보다 내 가위질이 더 마음에 든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며 뿌듯해했다. 그의 또 다른 일과는 동네 놀이터 찾기다. 옆파도타기, 하늘걷기, 등·허리 지압기, 어깨·손목 돌리기, 허리흔들기, 허리돌리기, 로프당기기 등 10여종의 운동기구를 100개씩 한 바퀴 돌면서 일과를 마무리한다. 그에게 장수 비결을 묻자 그는 바로 제철 과일을 꼽았다. 나주에서 배 농사를 짓던 친정아버지 덕분에 철마다 과일을 꾸준히 먹으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세끼를 꼭 챙겨 먹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60대부턴 콩과 검정깨 마 가루, 양배추 등도 함께 먹어왔다”며 건강비결을 귀띔했다.장수는 축복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슬픔이기도 하다. 사람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95세 언니를 제외하면 부모 형제와 모두 이별하고 홀로 남겨졌다. 45세 땐 남편과도 사별했다. 그는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먼저 가버리고 나만 남았다”고 털어놨다. 혼자 남겨졌다는 외로움도 잠시, 현재는 세 자녀와 일곱 손주, 4세 증손녀가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다. 손주들에게 그는 ‘멋진 할머니’ ‘용돈 잘 주는 할머니’로 통한다. ‘노인 케어’ 활동으로 일하며 번 돈 29만원에 자녀들이 챙겨주는 용돈을 꼬박 모아 명절이면 자녀와 손주들에게 모두 내어준다. 자녀들에겐 20만원씩, 손주들에겐 10만원씩. 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나에겐 기쁨”이라고 말했다.그의 세 자녀도 어느새 60대 노인의 반열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의 눈엔 아직도 60대는 노인이 아닌 ‘애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90대는 되어야 ‘극 노인’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100세를 바라보는 그는 20~30대 손주세대에게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을까. 그는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아야 나이 먹어서 편히 살 수 있다”며 응원을 보냈다. 70대를 바라보는 젊은 노인에게는 “살아 있을 때 건강할 때 인생 정리를 차근차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83세 친구 돕기 즐거워” 93세의 행복동행
- [편집자 주] 1000만 노인시대가 성큼 도래했습니다. 당장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경제성장률은 둔화되는 상황에서 초고령사회로 인한 노인부양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이데일리는 연속기획 ‘초고령사회의 역습’을 통해 현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노인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자씨(93·왼쪽 4번째)와 그의 가족들이 서울 강북의 자택앞에서 새해를 맞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은 최정자씨의 손자 박유창(32·뒷줄 왼쪽 1번째부터)씨와 도형동(32), 첫째딸 도소화(67). 손자 고담(34), 손주며느리 이은영(27), 손녀 도건희(29·첫줄 왼쪽 1번째부터), 박효민(40), 증손녀 유하리(4), 최정자, 아들 도일원(63), 며느리 문명옥(58)씨. (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새해 소망이요? 사는 날까지 건강했으면 좋겠어요.”서울 은평구 시니어 클럽에서 만난 ‘파워 액티브 시니어’ 최정자(93) 어르신은 새해 소망을 이같이 밝혔다. ‘액티브 시니어’는 활동적인 노인세대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주로 60대 베이비붐 세대를 지칭하지만 최정자 어르신은 90대임에도 60대 못지않은 활기로 가득했다.그의 인생 2막은 80세 때 시작됐다.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3남매를 키우고 또 손자녀까지 거두다 홀로 서울로 상경했다. 하지만 아들, 며느리가 출근하고 나면 주변엔 말벗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미용실에서 만난 일하는 노인 얘기에 동네 노인복지관을 찾아가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곳에선 나이가 많다고 힘이 없어 보인다고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그를 반겼다.그때부터 그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하루 한번 도시락을 배달했다. 증손자뻘 아이들에게 급식 반찬을 나눠주는 일도 했다. 요즘은 자신보다 10살 적은 80세 노인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 젊은 어르신이 고령의 어르신을 돌보는 ‘노(老)-노(老) 케어’의 반대상황이다.그는 날마다 찾아가 안부를 묻고 어떨 때는 반찬을 챙겨가 함께 식사를 나누기도 한다. 8남매 막내로 태어난 그에게 동생이 생긴 것이다. 무릎 아픈 것을 빼곤 아픈 곳이 없어 병원 갈 일도 없다는 최정자 어르신은 “지금하는 ‘행복한 동행’이 내게 딱 맞는 일”이라며 “사회에도 누군가에게도 뭔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미소지었다. 노인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자씨(93·뒷줄 왼쪽 3번째)와 그의 가족들이 새해를 맞아 서울 강북의 자택에서 화목하게 웃고 있다. 사진은 손자 도형동(32·앞줄 1번째부터)씨와 최정자씨, 아들 도일원(63세)씨의 모습. (사진=이영훈 기자)지난해 12월 23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65세 이상은 1024만명으로 전체인구(5122만명)의 20%를 차지했다.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화사회’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스스로 노인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실제로도 젊고 건강해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규정되는 노인 기준이 65세다 보니 일자리에서도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노인기준 사향 조정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어르신도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 중인 100세 이상 노인은 34명(노인공익활동사업 33명, 공동체사업단 1명)에 이른다. 90세 이상으로 확대하면 일하는 노인은 6582명(노인공익활동 6414명, 공동체사업단 130명, 노인역량활용사업 38명)이나 된다. 이를 고려하면 60~70대는 젊은이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노인회에서도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5세로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한 상태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초고령화도 초저출산 상황에 못지않게 중요한데도 관심은 덜한 부분이 있다”며 “국민소득 3만 6000달러에 걸맞은 고령사회를 구축해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GTX-B, 맥쿼리 참여 합의 임박…'3월 첫 삽' 기대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북부 구간이 최근 개통한 가운데 B(민자구간)·C 노선 실착공은 결국 해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B노선은 늦어도 올 3월 안에 첫 삽을 뜰 거라 보고 있다. 하지만 C노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목소리다. 결국 2028년(C노선), 2030년(B노선) 개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다.지난달 29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연신내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GTX B·C 노선은 각각 지난해 3월, 1월 성대한 착공식을 열었다. 당초 지난여름 실착공을 위한 ‘착공계’(공사 착수보고서)가 제출될 걸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간 오른 공사비, 고금리 등 영향으로 ‘첫 삽’은 차일피일 늦어졌다.당초 국토교통부는 작년 착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자금 조달은 온전히 민간의 영역이라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공사는 B노선 재정구간(용산~상봉)만 이뤄졌다. 민자구간인 B노선(인천대입구~용산·상봉~마석)과 전 구간이 민자구간인 C노선(덕정~수원)은 수개월째 공사 준비만 진행 중이다.다만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B노선에 맥쿼리인프라투융자회사가 금융투자자(FI) 참여 가능성을 밝히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B노선 사업시행자인 대우건설과 맥쿼리의 사업참여에 대해 거의 정리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대우건설과 손을 맞잡은 금융주간사 신한은행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규모는 약 3조 4000억원. 대우건설 등 건설투자자(CI)가 출자한 자본금은 700여억원, FI 부담액은 4300억원이다.이밖에 선순위대출로 2조 5000여억원을, 후순위대출로 약 4000억원을 각각 마련한다. 선순위대출 중 1조원은 신용보증기금의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맥쿼리인프라투융자회사가 FI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 1~2월 중 착공계를 제출하는 게 목표”라면서 “그렇게 되면 1분기 안(3월 안)에 실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현대건설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손을 잡은 C노선은 여전히 진척이 없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문제를 포함해 GTX A·B·C 노선 중 가장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A, B와 달리 C노선은 전 구간을 민자사업자가 도맡아야 해 규모가 사업비(4조 6084억원)도 더 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금융주간사인 국민은행에서 국내 모든 투자기관을 접촉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자금조달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전체적인 착공이 늦어지며 국토부 개통 목표는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올해 첫 삽을 떠 공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해도 C노선(공사기간 5년)은 2029년, B노선(6년)은 2031년은 돼야 개통이 가능하다. 여기에 철도사업 특성상 다양한 변수로 인한 추가 지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조속한 착공을 위해서 사업 시행자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