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13일 “8월에도 가계대출이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상환능력 중심의 여신심사 관행을 유도하고 은행권 현장점검 등을 통해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0년 만기 주담대의 산정만기를 40년으로 단축해 대출 한도를 줄이고,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공급도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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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8월 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한 달 전보다 6조9000억원 증가한 1075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달의 증가 폭인 5조9000억원을 1조원 차이로 넘어섰으며 지난 2021년 7월(9조7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오름폭이 컸다.
정부는 주담대가 가계대출을 폭증시킨 주범인 만큼 이번 대책을 통해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거시금융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의)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7~8월 취급 규모만 보면 오름세를 주도한 것은 맞다”며 “느슨한 대출 행태를 보여준 사례로 은행권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는다면 다른 상품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등 추가 변수 지켜봐야”
그러나 시중은행과 전문가들은 결국 거시경제 변수가 가계대출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 행태를 더 빡빡하게 점검해 주담대의 무리한 집행을 방지하는 것도 좋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종합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리도 중요한 변수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연 0.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올 1월 3.5%까지 올린 뒤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대출금리가 뛰어 빚 상환부담도 커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는 최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사실상 완화된 점과 경제 상황보다 기준금리가 낮게 형성됐던 점 때문”이라며 “이번 대책의 방향이 맞는 편이고, 일부 가계대출 증가를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지만, 향후 금리인상 등 매우 강력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제 효과가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