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신재생에너지 기업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자본시장 관계자가 한 말이다. 고금리 기조와 전쟁을 비롯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았으나 유럽에는 인수 시 기존 포트폴리오의 턴-어라운드를 꿈꿀 수 있는 저평가된 포트폴리오가 즐비한데다 신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낼 빅딜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위 애드온(Add On·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사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 전략을 펼치기에도, 새로우면서도 묵직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에도 좋은 ‘확실한 매물’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유럽의 M&A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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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트너들 절반 가까이가 유럽의 M&A 시장을 낙관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넉넉한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 ▲유럽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강화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 수요 증가 ▲지난해 하반기 유럽에서 연출된 빅딜 성사 분위기 등이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유럽 각국 PE들의 운용자산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M&A 활성화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유럽 PE들의 운용자산은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고, 드라이파우더도 넉넉한 상황”이라며 “충분한 실탄을 장전한 만큼, 올해 조 단위의 메가딜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들어 밸류가 높더라도 확실한 딜에는 PE들이 돈을 쏟아왔다는 점도 업계에선 흥미롭게 보고 있다. 침체기 속에도 빅딜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는 것이다. 예컨대 글로벌 PE인 퍼미라와 블랙스톤은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최대 광고업체인 애드빈타를 122억유로에 인수했고, 미국 GTCR은 지난 7월 영국의 대형 결제업체 월드페이를 117억유로에 인수했다. 또 유럽 통신사 제고나는 지난 10월 보다폰의 스페인 사업부를 약 50억유로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중 애드빈타 딜은 일본 도시바 딜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딜이기도 하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경기 흐름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는 있으나 최근까지의 지표를 볼 땐 유럽 M&A 시장을 고무적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고금리 여파로 좀처럼 자금을 쓰지 못했는데, 새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며 유럽 내 메가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연준도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누그러지면 PE들이 자본조달 부담을 떨치고 M&A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