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AI로 급부상…연평균 36%성장, 세계최초 법 8월 시행

[가상융합산업이 온다]①생성형AI가 성장엔진
로블록스 이용자 22%증가..'25년 글로벌 XR시장 103조
오픈AI '소라' 멀티모달 구현, 메타버스 제작방식 변화
세계 최초 메타버스진흥법 8월 28일 시행
  • 등록 2024-03-18 오전 5:10:44

    수정 2024-03-18 오전 5:10:44

[이데일리 김현아 김가은 기자]코로나 팬데믹 때 반짝했다가 식은 줄 알았던 메타버스(Metaverse)가 인공지능(AI)을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이 수월해지고, 채팅봇이나 가상인간과의 감성 교류를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간 상호작용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서다.

2025년 103조 시장을 잡아라

메타버스 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주가는 2023년 30달러에 머물다가 실적 호조로 39달러로 회복세다. 매일 찾는이용자 수(DAU·4분기 기준)도 7150만명으로 직전 연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17일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 2023)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확장현실(XR)시장 규모는 292억6000만 달러(38조9743억원)였으며, 2025년에 777억6000만달러(103조 5763억원)로 예상되며 연평균 36.2%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셔터스톡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영상까지 빠르게…메타버스 제작방식 변화

메타버스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생성형AI와 공간 컴퓨팅 기술 발전 덕분이다. 콘텐츠 제작은 물론 3D 입체 정보 생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픈AI가 올해 하반기쯤 공개할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CTO에 따르면 글을 넣어 20초짜리 720p 동영상 클립을 생성하는 데 몇분이 걸린다. 소라가 생성한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될 전망이다.

글자를 프롬프트에 입력하면 3차원 객체를 만들어주는 기술도 오픈AI ‘Point-E’, 엔비디아 ‘매직 3D’, 구글 ‘Dream Fusion’ 등이 공개된 상태다.

엔비디아의 매직3D는 텍스트에서 저해상도 3D 모델을 생성한 후 고해상도로 최적화하는 2단계 프로세스로 구성된다.(사진=엔비디아)
메타의 ‘SAM(Segment Anything Model)’. (출처=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메타는 AI가 이미지내 특정 물체를 분리해주는 ‘SAM(Segment Anything Model)’을 개발했다. 메타버스를 만들 때 필요한 이미지 분할을 더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돕는다. 사용자가 ‘물고기’라는 단어를 프롬프트에 입력하면 AI가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물고기를 분리해준다.AI로 만들어진 가상인간이 등장해 은행 창구 업무를 돕거나, 자신의 상상력을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메타버스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딥브레인AI는 KB손해보험과 함께 보험설계사와 같은 모습의 가상인간을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대 1분 분량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간단한 키워드 명령만으로 이용자마다 개성 있는 옷(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생성형 AI로 메타버스의 이용자 경험(UX)이 좋아지면서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XR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 내에 XR 사업 담당팀을 신설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생성형 AI 기반 아이템 제작 툴 시현 모습. 사진=네이버 제트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가상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박사는 “코로나 대유행 때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메타버스가 등장해 부정적인 인식을 준 측면은 있지만, 로블록스나 제페토의 이용자 증가와 디즈니가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에픽게임즈의 지분(5%)을 2조원에 인수하는 등 메타버스가 재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에 특화돼 일반인들이 3D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며, 아바타나 로봇 등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박사는 “생성형AI는 메타버스의 성장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 메타버스법 만든 한국

정부도 적극적이다. 세계 최초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을 만들어 오는 8월 28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플랫폼), 기기,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뿐 아니라 500만원에 육박하는 애플 비전 프로 가격을 고려한 듯 VR기기 임대 사업자도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자율규제를 명문화하고 국내 최초로 임시기준을 마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필요 시 관련 부처 장관에게 임시기준 마련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장 및 교수


현대원 서강대 교수(전 박근혜정부 미래수석)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돕는다는 속담이 있지 않느냐”면서 “메타버스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만들기 위해 과기정통부뿐만 아니라 중기부, 산업부, 문화부, 복지부, 농림부 등 전부처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용 메타버스(디지털 트윈)에선 전투기 조종부터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농기계의 원격 조정까지 이뤄진다. 이는 국방, 운송, 농업 등 다양한 산업이 메타버스에 연결되고 융합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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