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당국이 보증하는 우량한 자산을 싸게 매입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7분 현재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시티즌스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7.56% 급등한 주당 859.6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870.15달러까지 치솟았다.
| (출처=퍼스트시티즌스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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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행의 주가가 폭등하는 것은 SVB를 헐값에 사들인 덕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전날 성명을 내고 “퍼스트시티즌스가 165억달러(약 21조4000억원)에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SVB의 자산은 72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약 77% 할인된 가격이다. SVB 17개 지점은 퍼스트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문을 연다.
퍼스트시티즌스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91억달러다. 미국 내 상업은행 순위 30위다. 이번 인수를 통해 25위로 올라서게 됐다. 프랭크 홀딩 주니어 퍼스트시티즌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FDIC와 협력은 미국 은행 시스템의 신뢰를 심어주기 위한 중요한 거래”라고 밝혔다.
퍼스트시티즌스 외에 다른 중소 은행들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현재 16.21% 오르고 있다. 팩웨스트 뱅코프의 경우 3.19% 뛰고 있다.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 시장전략가는 “최근 은행권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당국자들의 조치로 시장 심리가 나아지고 있다”며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전의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