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구제에 또 당국 나설듯"…주가 43%↓(종합)

"FDIC가 파산관재인 맡을 가능성 가장 커"
CNBC 보도 이후 보합권 주가 갑자기 폭락
  • 등록 2023-04-29 오전 5:23:02

    수정 2023-04-29 오전 5:23:0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처럼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가는 40% 이상 순식간에 폭락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receiver)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여러 구제 대책 가운데 SVB와 비슷한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진=AFP 제공)


앞서 당국은 SVB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고,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eposit Insurance National Bank of Santa Clara)을 새로 설립하며 SVB의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이전시켰다. CNBC는 최근 “당국은 이번 과정에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는데, 결국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을 직접 관리하는 고육지책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퍼스트리퍼블릭이 SVB와 같은 절차를 밟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FDIC는 이미 당국이 퍼스트리퍼블릭을 직접 관리한다면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 인수에 참여할지 여부를 다른 은행들에게 타진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지속하는 동시에 전략적 옵션을 위해 여러 당사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FDIC와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의 구제 방안을 중개하기 위해 다른 은행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하지 않는 또 다른 방안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CNBC는 전했다. CNBC는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 대형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산을 시장가보다 높게 사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전해 주목 받았다. 대형 은행들이 자산을 비싸게 사면 손실을 보기는 하겠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져 은행 규제가 강화된다면 관리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은행들이 신뢰가 깎일 대로 깎인 은행의 자산을 또 비싸게 사들이는 것 자체가 부담인 만큼 전면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이같은 소식에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3.30% 폭락한 3.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98%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장 초반 보합권에서 움직였지만, CNBC 보도 이후 급락했다. 변동성이 극에 달하면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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