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4.2조원에 위기 빠진 크레디트스위스 전격 인수

스위스 당국 "UBS·CS 합병, 금융안정 해결책"
  • 등록 2023-03-20 오전 5:20:36

    수정 2023-03-20 오전 5:28:2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 UB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경쟁사 크레디트스위스(CS)를 전격 인수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이날 성명을 통해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이런 예외적인 상황에서 금융 안정성을 지키고 스위스 경제를 보호하는 해결책을 찾았다”며 “스위스 연방정부, 금융감독청(FINMA)과 협력해 스위스에서 가장 큰 두 은행의 합병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사진=AFP 제공)


CS는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167년 역사의 세계적인 금융사다. 세계 9대 IB 중 하나로 꼽혔지만, 이번 유동성 위기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번 인수 총액은 30억스위스프랑(약 32억3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다.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는다.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랄프 해머스 현 UBS CEO가 맡을 예정이다. UBS는 인수 이후 CS의 IB 부문을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다.

SNB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1000억스위스프랑(1080억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SNB는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가 자국 2대 은행을 합병하는 전격적인 조치를 실시한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이다. CS의 독자적인 생존이 불가능한 만큼 두 은행을 합쳐버리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해서라도 금융시장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CS의 파산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등 지역 은행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국 당국 역시 이번 인수 협상 타결을 위해 스위스 당국과 협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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