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물가"…은행 위기에도 스위스·英 금리 인상 강행(종합)

스위스, 금융 불안 딛고 빅스텝 강행
영국, 물가 폭등에 예상밖 금리 인상
  • 등록 2023-03-24 오전 12:36:00

    수정 2023-03-24 오전 12:36:0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스위스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에도 빅스텝을 강행했다. 금융 불안 못지 않게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다고 본 것이다. 영국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2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1.00%에서 1.25%로 50bp 인상한다고 밝혔다. SNB 금리는 지난해 9월만 해도 -0.25%였으나,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파고 여파에 75bp 인상 자이언트스텝까지 강행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4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사진=AFP 제공)


이번에 빅스텝을 강행한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최근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CS를 전격 인수했다. 그만큼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SNB가 큰 폭 금리를 올린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에너지 물가 상승 압력을 덜 받는 나라로 꼽혔다. 장기간 마이너스금리를 유지한 것도 이와 직결돼 있다. 그러나 이번 전 세계 인플레이션 국면의 파고가 워낙 높았던 만큼 스위스까지 영향을 미쳤다.

SNB는 “오늘 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면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더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NB가 제시한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6%다. 내년과 2025년 경우 각각 2.0%로 예측했다. SNB는 최근 금융 불안에 대해서는 “스위스프랑과 주요 통화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위기는 종식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연 영국 영란은행(BOE)은 금리를 4.00%에서 4.25%로 25bp 올렸다. 11회 연속 인상이다. 현재 금리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BOE가 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은 높은 물가 탓이다. 특히 전날 나온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을 훨씬 상회한 10.4%로 나왔다. 이로 인해 당초 금리 동결 전망이 많았던 분위기가 인상 쪽으로 급격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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