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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7% 올랐다. 다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47% 내렸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았다. 은행권 위기가 완화한다는 신호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파산한 SVB를 인수한 미국 중소형 은행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의 주가는 53% 이상 급등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전날 성명을 내고 “퍼스트시티즌스가 165억달러(약 21조4000억원)에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SVB의 자산은 72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약 77% 할인된 가격이다. 당국이 보증하는 우량한 자산을 싸게 매입했다는 점이 퍼스트시티즌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12% 이상 뛰었다. 팩웨스트 뱅코프의 경우 3% 넘게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도 큰 폭 올랐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1%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위기설이 만연했던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독일 증시에서 6.15% 반등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재무부가 필요할 경우 미보험 증권에 대한 유동성을 제공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 시장전략가는 “최근 은행권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당국자들의 조치로 시장 심리가 나아지고 있다”며 “연준의 유동성 프로그램 확대는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전의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수석시장분석가는 “전거래일 매도세 이후 시장에는 안도 랠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반이 위험 선호로 기울자 뉴욕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93%까지 올랐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20bp(1bp=0.01%포인트) 이상 뛴 수치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517%까지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빅테크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나스닥은 반등에 실패했다.
최근 은행권 위기로 경기 침체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당국자의 발언도 나왔다. 연준 내 매파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BS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불확실한 것은 이번 은행권 스트레스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신용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지 여부”라며 “은행권 혼란은 미국 경제를 침체에 더 가깝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은 은행권의 여파를 매우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 은행 시스템은 연준으로부터 완전하게 지원 받고 있고 많은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