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B들의 고언…기술통 전진 배치 급선무

[삼성 위기론 대진단]①
위기의 삼성, OB들의 고언
삼성은 연못 속의 고래
주 52시간 근무 환경에 치열함 사라져
기술 인재 권한 더 주고 파격 대우…
인재 제일주의 되살려야
  • 등록 2024-10-21 오전 5:30:00

    수정 2024-10-21 오전 6:18:09

[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조민정 기자] “삼성은 연못 속의 고래가 돼 버렸다.”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전 삼성증권 대표이사)

“(글로벌 전쟁터에서 싸우는) 기술통을 더 전진 배치하는 식으로 인사를 풀어나가야 한다.” (양향자 전 국회의원,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
(사진=연합뉴스)
삼성 위기론에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이번 위기론은 비단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흔들리는 대한민국에 던지는 사전 경고등이라고 삼성 OB들은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호(號)의 위기가 1등 기업 삼성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 해법도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다’는 K-기업가정신을 다시 끌어올리는 대전제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삼성광통신 대표이사를 지낸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2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 대만을 보라. 국가가 사활을 걸고 반도체를 키운다”며 “그런데 우리는 이재용 회장은 물론이고 임원들까지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니, 조직의 관료화가 엄습했다”고 말했다.

양향자 전 의원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와 주52시간 근무제로 인해 (내부 근무 환경이 경직되면서) 삼성마저 치열함이 옅어졌다”며 “경쟁사인 TSMC, 엔비디아 등의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기술’과 ‘글로벌’이 약해진 자리를 슬며시 대신한 건 보신주의다. 전직 삼성전자 부사장급 인사는 “과거에는 위임 받은 권한이 많아 정말 신명나게 창의적으로 했다”며 “직장 생활을 한다는 마음으로 일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학·기술 인재에 대한 처우 약화와 점점 더 커지는 노조 파업 리스크가 사회적으로 누적돼 있었던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근면 전 처장은 “이번 위기론은 외부에서 (삼성은) 흔드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본다”고 했다.

삼성이 빠르게 해야 할 해법은 무엇일까. 삼성 OB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기술통 전진 배치다. 올해 연말 정기인사 때부터 각 직위별로 기술통들을 전면에 내세워 권한을 대폭 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3~2017년 14년 넘게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던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부 교수는 “경영진이 기술 베이스로 미래를 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S급 외부 기술 인재는 처우를 파격적으로 높여서라도 적극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삼성 특유의 기술제세(技術濟世·기술이 세계를 제패한다)와 인재제일 정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회장비서실 인사팀장 등으로 근무했던 황영기 회장은 “조직과 인력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옮겨 세상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같은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 비전이 나와야 할 때”라고 했다. 이 회장은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기일 추모식 이후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뛰어넘는 것)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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