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소외주들은 통상 매년 초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 해 농사를 계획하는 연초 투자 분위기의 특성상 당장 실적이 좋은 기업보단 저평가됐지만 길게 놓고 볼 때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편입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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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 중 올해 상장한 빅히트(352820)엔터테인먼트와 SK바이오팜(326030)을 제외한 198개 종목 가운데, 82개 종목(41.4%)이 연초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과 거래량 등을 기준으로 한국거래소가 꼽은 코스피 대표 종목 중 절반 가까이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셈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 30.75%를 기준으로 보면 이를 밑도는 종목은 144곳(72.7%)으로 대폭 늘어난다. 4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54개 종목만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한 것이다. 코스피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전 세계 지수에 포함된 47개국 중에서 수익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승을 이끈 건 예상보다 소수의 기업임이 추정되는 대목이다.
연초 주가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채 2020년도를 마친 기업은 아모레G(002790)다. 연초 8만2700원에서 연말 5만4900원으로 마감해 33.6%가 떨어졌다. 이어 넥센타이어(002350)(-32.2%), 삼성엔지니어링(028050)(-31%), 락앤락(115390)(-29%), S-Oil(-27.4%), GS(078930)(-27.2%), CJ CGV(079160)(-27.1%),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26.4%), 현대그린푸드(005440)(-26.1%), 신한지주(055550)(-26.1%), 오리온홀딩스(001800)(-25.8%), BNK금융지주(138930)(-25.8%), 두산(000150)(-25.5%) 등 순으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매년 1분기, 실적보단 ‘싼’ 종목이 성과 높아”
올해 부진했던 종목과 업종들은 내년 초 큰 관심을 받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통상 배당락일 전후로 고배당주에 있던 투자자들의 시선은 저평가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배당 수익을 챙겼으니 그간 상승하지 못했던 종목을 찾아 나서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목표주가 괴리율 상위, 1년 주가 낙폭과대, 동종그룹 대비 저평가 등의 요인이 연초부터 3월 초까지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현물 배당을 챙긴 금융투자 위주의 매물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005930) 등 고배당 초대형주의 하락세가 나타날수록, 기존 소외 여부 등을 고려한 중소형 개별종목의 상승이 비례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중요한 이유로는 장기투자 성향의 증가가 꼽힌다. 연초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1년을 내다보고 중장기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 계획을 짜기 때문에, 실적 면에서 부진하더라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매년 1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되는 대상보다 동종 그룹 대비 ‘싼’ 종목이 성과가 높았다”며 “가장 큰 이유는 연초 투자 컨셉이 한 해의 먹거리를 찾는 소위 ‘롱머니’ 수요가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3월 기간엔 단기 실적보단 한해 실적과 관련한 스토리와 밸류에이션 등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유리하다”며 “다만 2분기는 오직 실적 변화가 가장 중요할 요인일 정도로, 실적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진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