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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경검역 총력전에 나섰다.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ASF가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국내 유입은 막고 있지만 중국이 인접해 있는데다 인적 교류가 많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여행객에게도 해외 농가 방문을 피하고 만두, 순대 같은 돈육가공품을 반입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를 토대로 올 8월 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4개월여 동안 중국 전역에서 총 80건의 ASF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도 베이징시에서 네 건 발생하는 등 일부 내륙 지역을 뺀 중국 전역으로 퍼진 것이다. 돼지 10만마리 이상이 폐사된 것으로 추산된다.
ASF는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이다. 예방 백신이 없어 한번 감염되면 집단적 폐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주로 야생 멧돼지나 배설물, 남은 음식물 사료를 통해 옮기는데 돈육가공품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다.
당국은 올 8월 초부터 전 공항·항만의 국경 검역을 강화했다. 국내 양돈 농가에서의 축사 소독 강화도 독려하고 있다. 농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엑스레이, 탐지견 검역을 늘린 것은 물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계학습(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한 검역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ASF 국내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무리 국경 방역을 강화해도 연 8000만명이 넘는 국내 출입국자를 전수조사하지 않는 한 100% 방역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 농축산물 반입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으나 적잖은 여행객이 이를 몰래 들어오다 적발되고 있다. 지난 한해 국내 농축산물 등 불법 물품 적발 건수는 13만건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SF 발생국을 중심으로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해외 여행객은 축산 농가와 가축 시장 방문을 자제하고 축산물 반입 금지도 철저히 지켜 달라”고 말했다. 또 “양돈 농가도 자체 방역 노력과 함께 고열이나 사료섭취 저하 등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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