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돼지고기 산지가격과 구이용이 아닌 부위 가격은 주춤하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가정에서 구이용 삼겹살 수요가 늘고, 학교 급식과 식당 외식 감소로 기타 부위 소비는 줄면서 가격 왜곡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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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의 연 평균 소매가격(국산 냉장, 100g 기준)은 최근 5개년 사이 지난 2019년 1843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지난해 2122원으로 15.1%(279원) 올랐다. 올해는 약 3개월 기준 2072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는 조금 낮지만, 같은 1분기(1~3월)만 놓고 비교해 보면 1733원에서 2072원까지 19.6%(339원) 상승했다.
같은 날 기준 수입 냉동 삼겹살의 100g당 평균 소매가격도 1년 전보다 15.5%(162원) 상승한 1208원을 보이고 있다. 1분기 평균 기준으로는 지난해 1053원에서 1182원으로 12.3%(129원) 올랐다. 국산과 수입산 삼겹살 모두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 1분기 돼지갈비 평균 소매가격(100g당)은 1189원으로 전년 동기(1186원) 대비 단 0.3%(3원) 증가에 그쳤고, 2년 전인 2019년(1238원) 대비로는 오히려 4%(49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앞다릿살 평균 가격도 2019년 1036원, 지난해 989원, 올해 1110원 등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돼지 산지가격도 1kg당 4000원 미만으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축산농가에서는 생산 원가(4200원)에 못 미치는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돼지고기 부위별 소비 불균형 현상이 짙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삼겹살과 목살 등 구이용 돼지고기 수요가 근래 1년 사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 가격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반면 갈비와 다릿살 등 저지방 부위는 가정에서 대체로 선호하지 않고 학교와 식당 등에서 요리용으로 주로 쓰이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외식이 크게 줄어 재고가 쌓이면서 산지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정에서 수요가 많은 삼겹살 등 일부 구이용 부위에만 높은 소비자 가격이 형성되며 돼지고기에 대한 가격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곡물 등 원재료 가격 급증으로 사료 가격도 오르면서 돼지 등 축산물 생산 원가 상승 압박도 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