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분기실적 우리금융…'밸류업' 이어 '벌크업'도 노린다

[금융그룹 2분기 실적 분석]③ 우리금융그룹
2Q 9314억원, 상반기 1.7조원 순이익 '어닝 서프라이즈'
은행지주 1호 밸류업 계획 발표, 총주주환원율 50% 제시
우리투자증권 출범 광폭 행보…10년 만의 '우투' 부활
동양·ABL생명 인수 순항…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 도약
  • 등록 2024-08-08 오전 6:00:00

    수정 2024-08-08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밸류업’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보험사 인수 추진 등으로 밸류업이 ‘벌크업’으로 이뤄지며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에서 떡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상반기 당기순익 전년比 14%↑…분기 기준 역대 최대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75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9314억원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손비용 추가 적립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웃돌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 39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4% 하락했으나 비이자 이익은 8850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급증하며 이익 성장세를 견인했다.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74%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은행 NIM은 1.47%로 전분기 대비 3bp(1bp=0.01%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은행 부문 기업금융 및 글로벌IB 사업 확대, 카드·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이 1조 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이익 또한 호조를 나타냈다.

그룹 대손비용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800억원을 2분기에 추가 적립했음에도 전년 대비 5% 감소한 7757억원을 기록했다. NP(무수익여신) 비율은 그룹 0.56%, 은행 0.23%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치며 리스크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8840억원으로지난해보다비 12%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보다 87.8% 증가한 5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캐피탈은 전년 동기 42.4% 증가한 순이익 470억원을 나타냈다. 우리종금은 2분기 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2분기 실적에서 우리금융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은행지주회사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도 발표한 것이다.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 △지속가능 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밸류업 공시와 더불어 새로운 자본 정책도 제시했다. 밸류업의 핵심인 보통주자본비율 구간에 따른 환원율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증권에 이어 보험사까지…M&A로 몸집불리기 시동

우리금융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회사 몸집 키우기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을 10년 만에 부활시킨 데 이어 보험사 M&A도 본격 진행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일 우리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로 공식 출범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디지털과 기업금융(IB)이 강한 종합증권사’를 표방하며 ‘초대형IB’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3일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간 합병계약을 체결하며 2014년 과거 우리투자증권 매각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알렸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를 거쳐 증권사 출범에 이르렀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진전을 이뤘고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며 “지극한 정성으로 흙을 빚고 굽고 깨기를 수백 번 거듭해야 탄생하는 국보급 도자기처럼 임직원들이 혼신을 다해 명품 증권사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양·ABL생명’ 인수도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의 양사 주식매매계약은 이달 말께 체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거래 대상은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영권 지분이다. 이번 패키지 인수 거래는 2조원 안팎에서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를 마치면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광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보다 세분화하고 명확한 주주 환원 방법과 목표 자본비율 제시를 통해 자본비율 개선 시 더 높은 총주주환원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진행되고 있는 M&A가 보통주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가 제시하는 2024년 목표 자본비율 12.2% 달성을 위해서는 적절한 성장 조절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자본비율 수준과는 별개로 중장기적으로 주주 환원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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