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금리 동결 후 재인상' 모드 확산…시장 랠리 제동

호주 이어 캐나다도 예상밖 긴축
연준 6월 금리 동결론 흔들리나
연준 공포 속 소형주 반등은 주목
  • 등록 2023-06-08 오전 6:28:18

    수정 2023-06-08 오전 6:30:1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공포에 약세 압력을 받았다. 호주에 이어 캐나다까지 예상 밖 ‘기준금리 동결 후 재인상’ 모드로 돌아서면서 연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게다가 연중 최고치 수준까지 3대 지수 레벨이 오른데 따른 고점 부담 매도세까지 겹쳤다. 시장은 당분간 연준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제공)


호주 이어 캐나다도 예상밖 긴축

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7% 상승한 3만3665.02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8% 하락한 4267.52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29% 내린 1만3104.89를 기록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각각 지난해 8월과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날은 고점 부담에 반락한 것이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78% 뛴 1888.45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혼조를 보였다가 장중 내내 약세 압력을 받았다. 투자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캐나다 중앙은행(BOC)이었다. BOC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기존 4.50%에서 4.75%로 25bp(1bp=0.01%포인트) 올렸다. 이 정도 수준이면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다.

BOC는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주며 올해 1월과 3월, 4월 실제 4.50% 동결 모드로 돌아섰다. 그러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정책 목표치(2.0%)를 한참 웃도는 4.4%까지 올라가면서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으로 전환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 전 시장이 보는 이번 인상 확률을 20%로 점쳤고, 다음달 가능성을 100%로 봤다. 그런데 BOC가 한발 먼저 움직인 셈이다. BOC는 성명을 통해 “(현재 금리 수준은) 경제를 균형으로 돌려놓을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BOC의 전격 인상은 전날 호주 중앙은행(RBA)에 이은 것이다. RBA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금리를 3.85%에서 4.10%로 25bp 올렸다. 2012년 이후 최고치다. RBA는 BOC처럼 3월과 4월 금리를 동결한 이후 다시 올렸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길어질수록 목표치로 되돌리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든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가장 주목 받은 곳은 연준이다. 월가는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금리를 5.00~5.25%로 동결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데, 캐나다와 호주의 결정은 이같은 전망에 다소 균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25bp 올릴 확률을 35.6%로 보고 있다. 전날 21.8% 대비 높아졌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05%까지 올랐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8bp 이상 올랐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BOC는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7월 이후 동결 모드로 갈 것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밥 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연준 6월 금리 동결론 흔들리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 만난 자리에서 “소비가 지속해서 꽤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둔화하는 경제 부문들도 보인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이날 장 초반만 해도 애플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 주식들은 주가가 뛰었으나, 국채금리가 치솟자 이내 하락 전환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까지 내면서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며 “증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썼다. 그러나 이날 애플 주가는 0.78% 내렸다. 엔비디아의 경우 3.04% 하락했다.

다만 소형주들이 급등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뉴욕 증시 랠리 흐름이 빅테크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최근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서을 등에 업고 소형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러셀 지수가 이틀 연속 2% 이상 오른 게 그 방증이다.

경제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4월 무역수지 적자는 746억달러로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역적자 확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20%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09%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05% 내렸다. 번면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10% 오른 배럴당 72.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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