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두 번째로 개최하는 대면 정상회담이자 외국 정상의 방미 접수다. 그만큼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양 정상의 의지가 크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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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먼저 정해진 의제 없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환담을 나누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1950년 미군의 흥남철수 작전으로 문 대통령 부모님 등 피난민 1만4000여명이 남한에 도착한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어 소수 배석자만 동석한 가운데 한반도 문제와 한미동맹, 지역정세 등을 논의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환영했다. 그간 한미 각급에서 긴밀히 공조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한미간 밀접한 소통·협력을 계속해나갈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국 측이 싱가포르 공동성명 원칙 등 기존 북한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지속 협력하자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공감했다. 동맹과의 공조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두 정상은 남북대화와 협력 추진에 적극 지지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간 주요 현안이었던 방위비분담 협상이 신속히 타결된 점을 평가했다. 또 가장 중요한 동맹 현안 중 하나로 전작권 전환을 꼽고, 한미동맹의 능력과 태세가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작권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양 정상은 또 주한미군 사드 기지 장병 복지 및 지상수송 문제의 현실적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서도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에서 경제협력 강조
경제협력과 관련해서 두 정상은 향후 △공급망 △과학·첨단기술 △보건·백신 △개발협력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 공급망의 회복력을 증진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미 간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이를 위한 실질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두 정상은 코로나19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양자 차원의 협력과 조율을 강화하기로 했다. 감염병 대응 역량 제고를 위한 보건 분야에서의 포괄적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두 정상은 민간 우주 탐사, 6G, 양자기술, 청정에너지, 선진 원자력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첨단·신흥기술 분야로도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보건, △기후변화, △민주주의 등 글로벌 도전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유엔과 G7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보건 분야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미국 주도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과 코백스(COVAX),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등을 통한 역내 및 글로벌 보건안보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금년 하반기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 계획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해당 구상에 환영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한미 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양 정상은 또 다음달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회담 말미에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조만간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