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LS그룹 계열사이자 액화석유가스(LPG) 과점 사업자로 안정적 경영을 해왔던 E1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집단에너지 분야에 진출했다. 2010년 중반 이후 대기업들이 발을 빼 온 민자발전사업에 E1이 발을 들이면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E1은 칼리스타캐피탈, 메리츠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하나파워패키지 지분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하나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하나파워패키지를 통해 2015년 SK E&S로부터 인수한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 *자료:한국신용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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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발전 시장은 2001년 전력 발전시장 경쟁체제를 도입하자 한국전력 6개 발전 자회사와 포스코에너지, GS, SK E&S 등 대기업 계열 자회사가 뛰어들며 마련됐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원자력 발전소의 설립과 전력수요 둔화로 인해 LNG복합발전 설비이용률이 꾸준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의 보급확대 등으로 LNG 발전 설비이용률은 2022년 45.3%에서 2036년 11.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 E&S와 삼천리 등이 줄줄이 발을 빼기 시작한 주요 배경이다. 평택에너지서비스는 LNG복합화력발전, 김천에너지서비스와 전북집단에너지는 석탄화력발전을 운영하며 집단에너지사업자로서 공급권역 내에서 독점적으로 전력과 열을 공급하고 있다.
인수가액과 인수구조,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한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나증권이 2014년 1조800억원에 인수했던 패키지 금액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1조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E1의 이번 발전사업 진출을 놓고 신용평가사들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인수대상 발전사의 자산 및 순차입금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동사의 자산 및 자본 규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 대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E1의 보유 유동성을 고려하면 대부분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것으로 보여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1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817억원으로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도 “E1은 발전소 3곳 인수로 발전 및 집단에너지사업이 추가되면서 사업다각화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사업경쟁력 제고 효과는 미미할 것”이며 “단기적으로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기존 사업 구조가 LPG 유통사업에 집중된 상황에서 신규 수익원 확보 측면에서는 수익창출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 3사의 최근 3년 평균 합산 에비타는 130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에 인수한 김천에너지서비스와 전북집단에너지는 유연탄을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어 ESG 이슈에서도 정부정책의 탈석탄 기조를 감안하면 위험요인이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조달 이슈가 제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상은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는 “향후 인수금액, 자금조달 방안 등이 구체화된 이후 사업 및 재무 측면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