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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외국인 6조 순매수→3월 9천억 순매도
2일 이데일리가 한국거래소의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외국인의 1분기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코넥스 거래실적 합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외국인 거래대금은 917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국 주식을 사는 것보다 팔아버린 규모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많아졌다.
올 들어 한국 주식을 팔아버리는 외국인의 거래대금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월에는 외국인이 57조9812억원을 사고 51조4317억원을 팔면서 순매수액이 6조5495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2월에는 순매수액이 1조59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3월에는 9000억원 넘는 외국인 순매도로 전환됐다.
이는 1분기에 불거진 글로벌 은행 위기 공포 여파다. SVB 파산,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합병(M&A), 도이체방크(DB) 위기까지 번진 상황이다. 황승택 하나은행 리서치센터장은 “SVB 파산 이후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악화됐고, 외국인의 자금 유출도 늘어났다”며 “이대로 박스권 장세가 이어져 증시 상승이 당분간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당서도 “공매도 전면재개 논의할 것”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을 잇따라 내비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 리스크가 우려되자 지난 2020년 3월16일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듬해인 2021년 5월3일부터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 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이후 현재까지 2000개 넘는 종목에 공매도 금지가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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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9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조치들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난달 17일 “공매도 규제를 완전히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에 대해 “우리도 논의를 해볼 것”이라며 “시장이 애매하고 일반 투자자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두르지는 않되,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공매도 전면재개 논의가 본격 진행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나 야당의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 앞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집회가 잇따랐고,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가가 주춤하자 작년 7월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매도=시세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채 팔아서 시세 차익을 보는 투자 기법이다. 없는 것을 판다는 뜻에서 ‘공매도(空賣渡)’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고, 주식을 빌려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돼 있다.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만 할 수 있다. 엄연한 투자 기업의 하나로 주가 과열을 막는 순기능이 있다. 대량 공매도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만 투자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아, 공매도에 대한 ‘주식 개미들’의 불만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