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로봇’…K프랜차이즈에 부는 ‘푸드테크’ 바람

자동화 옷 입은 커피 프랜차이즈, 무인화 대세
카페 만월경, 자동화기기업체까지 인수하기도
로봇 도입도 활발, 치킨·튀김 로봇솔루션 활발
간편·맞춤형 설치에 비용도 과거대비 낮아져
  • 등록 2024-03-27 오전 5:50:00

    수정 2024-03-27 오전 5:5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주요 키워드는 ‘무인화·로봇’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식품과 정보기술(IT)의 결합) 확대로 보인다. 지난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산업박람회’ 현장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확연히 나타났다.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업체들을 중심으로 무인화 시스템에 매장 차별화를 더하는 전략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솔루션도 예년보다 증가했다.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부스를 꾸린 카페 만월경. 모든 음료와 디저트가 자동기기를 통해 제조된다. (사진=김정유 기자)
자동화 설비 내세워 ‘무인화 카페’ 활발

26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는 푸드테크 기술 도입을 시도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단순 가맹점 모집이 아닌 인건비 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자동화 기기 도입을 내세우는 업체들이 많았다.

김재환 카페 ‘만월경’ 대표는 “최근 커피 시장은 균일한 맛을 유지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며 “우리도 지난해 매출 86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200억원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만월경은 외부 커피 자동 제조기기 업체(릴리즈테크)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음료와 디저트까지 연동해 자동 제조한다. 무인화 카페 창업도 가능하다. 현재 가맹점은 280여개로 올해 가맹점을 44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카페 ‘프리헷’은 무인화 매장 뿐만 아니라 공간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뒀다. 로스터리 공장을 직접 운영해 원가를 낮춘 대신 매장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 고객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업체는 현재 가맹점이 120개 수준이다.

박상환 카페 프리헷 대표는 “거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제외하면 국내 중소 카페 시장은 무인화가 대세”라며 “그간 무인매장은 매장에 신경을 안 써왔는데 최근 매장 공간도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참전, 로봇 푸드테크 꿈틀

로봇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확산도 올해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이번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장은 주요 로봇기술 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다. 주로 튀김 관련 로봇제조기들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화제를 모았던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로봇시스템통합(SI) 스타트업 ‘디떽’과 공동으로 튀김로봇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양사는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자담치킨, 바른치킨 등에 로봇 솔루션을 납품 중이다. 이마트(139480) 월평점에도 공급했다.

이용호 레인보우로보틱스 국내영업팀장은 “2년 전부터 디떽과 협업해 국내 프랜차이즈 대상으로 도입을 늘리고 있다. 올해 120여대 공급이 목표”라며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제조하는데 1대당 한 달 가량 소요돼 현재는 100여대 이상 공급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장비업체들의 로봇 푸드테크 진출도 눈에 띈다.

네온테크(306620)는 지난 3년간 로봇튀김기를 개발해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공급 중이다. 최근엔 롯데GRS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더불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3사와도 공급을 협의 중이다.

배영한 네온테크 상무는 “프랜차이즈 점주 중에 고령자들이 많은데 간편하게 1시간 만에 설치하고 맞춤형으로 만들어주는 부분에 주력했다”며 “버튼 하나면 순살, 양념 등 치킨 종류별로 맞춤 튀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광로봇테크도 ‘로봇손’이라는 로봇 푸드테크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첫 로봇튀김기를 선보였다. 이곳은 튀김기를 상하로 움직이고 기름을 자동으로 털어주는 3축 제어시스템을 기술 강점으로 내세운다. 0.4㎾에 불과한 전력용량으로 전기료 절감 뿐만 아니라 맞춤형으로 시스템을 단순화시켜 1300만원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이진우 로봇손 마케팅팀장은 “전자렌지 전력용량(0.7㎾)과 비교하면 전력소비량이 매우 적다”며 “또 다른 로봇 솔루션의 경우 최소 4000만~8000만원 정도가 드는데 설치 비용이 작다는 것도 우리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처럼 푸드테크 바람이 불고 있는 건 인력난 때문이다. 로봇기술도 점차 매장 맞춤형으로 진화하면서 도입 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일부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이 푸드테크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로봇 도입만 하더라도 불과 2~3년 전만 해도 비용이 1억원가량 필요했는데 최근엔 최소 필요한 부분만 맞춤형으로 설계, 단가를 많이 낮추고 있는 것도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디떽의 튀김로봇.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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