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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성명서 통해 인상 중단 시사
연준은 2~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5.00~5.25%로 25bp 인상했다. 지난 2007년 8월 이후 거의 16년 만의 최고치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1년여 만에 무려 500bp 인상했다. 그 과정에서 한 번에 75bp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네 번이나 강행했다. 이번까지 인상에 나선 횟수만 10회에 이른다. 연준이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긴축이다.
이번 FOMC는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은행 위기 여진이 이어지면서다. 연준이 결국 25bp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그동안 줄곧 강조했던 인플레이션 통제 의지를 내팽개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읽힌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연준 통화정책 목표치(2.0%) 대비 한참 높다. 미시건대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4.6%에 이른다.
금리 인하 선그은 파월 ‘매파 색채’
그러나 연준이 FOMC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 나온 파월 의장의 톤은 약간 달랐다. 그는 “FOMC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지 않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시장이 기대한 금리 인하에 다시 한 번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시장은 종종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는 하지만 우리의 전망치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주택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을 봤을 때 인플레이션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매우 과열돼 있는) 노동시장도 더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이날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공개한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29만6000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3만3000건)를 상회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이번 회의 때 당장 인상을 중단하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이제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은 나왔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최근 미국 은행권 불안에 대해서는 “은행권 상황은 많이 나아졌다”며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 탄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마이클 바 금융감독 부의장의 주도로 진행한) 이번 리뷰를 통해 어떻게 더 건전한 감독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알게 됐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JP모건체이스가 퍼스트 리퍼블릭을 인수한데 대해서는 “(대형 은행이 인수하는 게) 그것이 현실적”이라며 “이번 인수는 좋은 결과를 가져 왔다”고 말했다.
월가 “매파 색채 풍긴 인상 중단”
월가는 파월 의장의 언급을 두고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라는데 기우는 분위기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매파적인 인상 중단(hawkish pause)”이라고 한 마디로 요약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이번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면서도 “연준은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메건 호너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에 25bp 인상은 필요했다”면서도 “파월 의장은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말했다.
월가는 일단 연준이 다음달부터 동결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9.6%로 보고 있다. 추가 인상에 나설 확률은 0%다. 더 나아가 파월 의장의 언급과 달리 오는 7월부터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베팅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