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 난치성 고형암 환자에 ‘중입자치료’ 희소식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 조사 치료하는 원리
  • 등록 2023-02-15 오전 7:23:39

    수정 2023-02-15 오전 7:23:3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연세의료원은 올해 상반기 꿈의 암 치료로 평가받는 중입자치료를 시작한다.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중입자치료의 원리는 가속기 싱크로트론이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중입자치료는 국내 병원이 현재 운용 중인 기존 방사선치료와 양성자치료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중입자의 생물학적 효과는 X-선 및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기 때문에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크기 때문이다.

또 목표 지점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중입자의 특성으로 암세포가 받는 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 X-선은 피부에서부터 몸 속 암세포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생체 조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암세포에 강한 충격을 주고 싶어도 정상세포의 손상을 고려해 에너지를 조정해야 한다. 반면, 중입자는 신체 표면에서는 방사선량이 적고 목표한 암 조직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한다. 이러한 중입자 특성을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른다.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수한 치료효과 외에 암환자가 겪어야 하는 투병 생활 전반에도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다. 특히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저산소 암세포는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생명력이 그만큼 강하다. 100배 이상의 방사선 조사량에도 견디며 항암약물 역시 침투가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익재 중입자치료센터장은 “중입자치료는 췌장암, 폐암, 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골· 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암의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며, 실제 일본의 많은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평균 치료 횟수를 낮출 수 있던 비결이다. 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 여 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가 가능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 곳에 불과하며, 해외 원정 치료를 떠날 경우 소요되는 비용만 1억 ~2억 원에 달한다. 해외 원정 치료를 위해 주로 찾는 일본은 세계 최초로 1994년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해 이미 28년간 중입자치료를 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2023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를 시작함으로써 국내 난치성 암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될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의 중입자치료센터내 입자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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