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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부회장이 이끄는 SK스퀘어(402340)가 출범 후 최대 투자성과를 거뒀다. 스웨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발렌베리 가문에게 보안업체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매각,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하면서다. SK스퀘어는 이 과정에서 8646억원의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SK쉴더스의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8600억 확보한 SK스퀘어 ‘최대 성과’
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SK쉴더스 지분매각과 관련한 이사회를 열었는데 만장일치 통과됐다”며 “우리 혼자 하는 것보다 글로벌하게 보안사업에 많은 관심과 인사이트가 있는 곳과 함께하면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글로벌 투자사 EQT 산하 EQT 인프라스트럭처(이하 EQT)는 SK스퀘어가 보유 중인 지분 일부(31.1%)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36.9%) 전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신주를 발행해 SK쉴더스의 최대 주주(68.0%)로 올라섰다.
박 부회장은 “지난 4년간 지분가치 1조2000억원의 SK쉴더스를 3조원 수준으로 성장시키면서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이후 IPO 이상으로 더 많은 가격을 제시해준 발렌베리 가문과 SK쉴더스 지분매각건을 진행했고, 그 결과 올해 SK스퀘어에서 가장 큰 딜(거래)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2021년 11월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의 최대 성과다. 지분매각을 하면서도 공동경영 옵션을 얻어낸, 투자시장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다. 더욱이 대상이 지난 160여년간 5세대에 걸쳐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발렌베리 가문이어서 더 상징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번에 확보한 재원은 어떻게 사용할까. 박 부회장은 “SK스퀘어가 2021년 분할돼 연간 재무제표가 없어 주가가 떨어져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다. 이에 올해 자산들의 지분매각으로 생기는 재원은 주주들에게 많이 환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EQT와 공동경영 이후 변화할 SK쉴더스의 변화도 관심이다. SK스퀘어는 앞서 국내 물리보안업계 4위에 해당하는 NSOK를 시작으로 2018년 ADT캡스(현 SK쉴더스) 인수, 2021년 사이버보안업체 SK인포섹과의 합병 등으로 융합보안을 강화해왔다. 이번 EQT와의 공동경영을 통해 가장 기대되는 건 글로벌 시장 확대다.
박 부회장은 “발렌베리 가문은 과거 저희 회장님(최태원 회장)과 미팅을 할때도 SK의 포트폴리오에 관심이 높았고, IPO 추진 과정에서도 프리IPO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히는 등 의지가 높았다”며 “EQT도 산하에 방역업체나 보안업체 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시너지를 만들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전문회사로서 SK스퀘어 입장에서도 최근 저평가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빅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유연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전략을 내세웠던 박 부회장과 SK스퀘어의 비전도 1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박 부회장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양적완화했던 것들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정책들이 바뀌었고 그 결과 M&A나 IPO 같은 자본시장에서 경색이 왔다”며 “이번 계약은 일부 엑시트(회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지만, 한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