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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전달 대비 47조7232억원이 증가했다. 은행 정기예금에 48조원 가량의 돈이 불어난 건 지난 1년간 처음 있는 일이다.
정기예금은 지난 4월 이후 꾸준하게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 4월 잔액은 660조6399억원으로 전달대비 1조1536억원이 불었고, 5월 19조1369억원, 6월 5조3191억원, 7월 27조3532억원, 8월 17조3715억원으로 불었고, 9월에는 30조6838억원이 증가했다.
정기예금이 증가한 건 무엇보다 ‘고금리’ 시대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등에 맞춰 수신금리를 산정하는데, 기준금리가 올해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한국은행은 한차례도 빼먹지 않고 기준금리를 올렸다. 7월과 10월에는 빅스텝(한번에 금리를 0.%포인트 인상)까지 밟았다.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되면서 이에 맞춰 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조정한 셈이다.
특히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요구불예금 등이 대기하고 있던 투자자금이 모두 정기예금에 쏠렸다.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에서는 29조원에 달하는 돈이 한달새 빠져나갔다. 지난달 요구불 예금잔액은 626조159억원으로 지난 1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2월 695조2450억원에서, 3월 710조6651억원으로 불었다가 올해 7월부터는 다시 600조원 대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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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시중금리가 시시각각 바뀌고 있어 그때그때 나오는 정기적금에 단기로 돈을 넣어 이자이익을 보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기적금의 증가세를 보면 정기예금 잔액이 불어나는 시점인 4월부터 증가폭이 감소했다. 지난 4월 8055억원이 불었으나, 5월 8006억원, 5월 7046억원, 6월 6524억원, 7월 6061억원, 8월 5869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시중에 있는 자금들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에 있는 자금도 은행으로 몰리고 있고, 기업들도 투자대기자금을 정기예금으로 돈을 넣고 있어 앞으로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