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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군사행동 보류와 대남 확성기 일부 철거 등 긍정적 입장 변화에도 말을 아꼈다.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북한의 정확한 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자그마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보다 긴 호흡으로 대북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속내다.
다만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내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북한의 기류 변화는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날선 비난에 강력하게 응수했지만 그 당시에도 청와대는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대해서는 우직한 입장을 갖췄다.
군사행동 보류 메시지를 굳이 김 위원장이 직접 냈다는 점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포인트다. 2020년을 맞아 미국을 배제한 남북 간 가능한 교류와 협력을 찾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도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어서다.
특히 6.25 전쟁 70주년을 맞은 만큼 전쟁의 원인이었던 북한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 참전 용사들과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북한으로 하여금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데 동참을 시킬 필요성이 제기된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 준수 등을 촉구하면서 남북이 현 상황에서 해낼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메시지를 다시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