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영유아나 청소년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아온 유제품 회사의 실적에서 성인용 제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를 고려해 분유에서 성인식으로 업태를 분화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 매일유업 성인영양식 ‘셀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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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성인영양식 ‘셀렉스’는 2018년 10월 시판을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액 5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 무렵 누적 판매량이 4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분기를 전후해서 판매고가 크게 뛰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셀렉스는 성인용 단백질 섭취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한 제품”이라며 “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남양유업 건강기능식품 ‘하루근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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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건강기능식품 ‘하루근력’도 판매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2분기 이 제품 매출은 1분기보다 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에 분기 기준으로 판매량이 급증해 회사 안에서는 고무적인 반응이 나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편 결과이기도 하지만 성인 단백질 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일동후디스가 올해 2월 단백질 보충 건강기능식 ‘하이뮨’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성인 분유 ‘하이밀크’를 내놓았다. 하이뮨은 상반기 N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에서 방영한 15회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두 제품 출시 이후 매출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건강을 챙기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건강기능식 매출에 영향을 준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동후디스 단백질 보충 건강기능식 ‘하이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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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데,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놓치기 쉽다. 몸무게 1kg당 적어도 단백질 1g을 섭취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를 보면 노인 가운데 남성은 47.9%, 여성은 60.1%가 하루 권장량 이하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단백질 부족은 근육량 감소로 이어져 합병증과 골절 등의 원인이 된다.
업계가 추산하는 올해 성인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1000억원 규모다. 현재까지 나온 제품은 단백질 성분에 한정돼 있어서 확장성이 있다. 영양소를 다분화 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리라는 기대가 뒤따른다.
단백질 음료 수요가 다양해지는 것도 고무적이다. 애초 제품이 출시되고서는 단백질 섭취 자체가 목적이었다. 최근에는 건강에 투자하기를 아끼지 않는 ‘덤벨 이코노미’가 유행하는 연장선에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다이어트나 트레이닝족을 중심으로 건강 ‘보조제’가 아닌 ‘주식’으로 대접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건강 관리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무시하지 못한다.
분유회사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지는 추세에서 영유아에 집중하는 기존 사업 형태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며 “업계 공통으로 장기적으로는 분유 매출 의존도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