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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택시도 재연 못한 ‘타다 혁신’
하지만 국토부의 홍보 문구와 달리 4년이 지나도록 더 많은 타다는 나오지 않았다. 모빌리티 혁신도 없었다. 택시 혁신 서비스를 주도하던 카카오모빌리티마저 어려움에 처하며 택시는 그대로 택시로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실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수 택시회사를 인수해 직접 가맹사업 등 혁신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비가맹 차별’이라는 택시업계 비판에 배차 방식 등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택시업계의 막강한 조직력 앞에서 기업들이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택시로 부활한 타다도 과거의 타다가 되지 못하고 있다.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할 경우 기존 개인택시 기사들이 차량 구매를 하고 면허도 중형·대형으로 바꿔야 하는데, 일반 택시에 비해 20~30%가량 비싼 요금 때문에 타다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개인택시기사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분석이다.
첫 서비스 당시 카니발 렌터카를 이용하던 타다의 서비스가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것은 모빌리티 업계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당시 타다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영업을 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가 없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높은 진입 장벽과 폐쇄성 해결 숙제
택시 혁신이 어려운 근본적 원인은 역시 높은 진입 장벽과 폐쇄성이다. 택시 면허가 있어야 택시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다수의 IT기업들의 경우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국토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스타트업에 한해 일정 기여금을 내는 조건으로 렌터카를 이용한 운송영업을 일정 부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520대 외에 추가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택시 면허값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혁신 서비스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택시를 운행하려면 기본적으로 ‘면허’가 있어야 한다. 면허는 법인이나 개인이 소유하는데 신규로 면허를 받기 위해선 기존 면허 소지자에게 ’면허값‘을 주고 양수를 하는 구조다. 올해 3월 중순 기준 서울 개인택시 면허값은 1억원 안팎,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세종의 경우 2억20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법인택시 면허의 경우 이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전국에 등록된 택시 약 23만대 중 개인택시는 약 16만5000대로 70%가 넘는다. 택시 운행을 그만둘 경우 면허값을 되팔아야 하는 만큼 이를 일종의 퇴직금으로 여긴다. 택시 기사들이 유사 택시 영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타다 베이직이 돌풍을 일으킬 당시 면허값이 30% 안팎으로 떨어진 것이 택시기사들이 분노한 배경 중 하나였다.
택시업계 표심 잡으려 혁신 되돌리는 정치권
정부와 정치권은 근원적 해결보다는 택시업계 눈치 살피기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민의 편리함과 혁신을 추구하기보다는 당장 택시업계 표심에만 매달리는 모습인 것이다. 택시 종사자와 그 가족을 합하면 유권자 수는 약 1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직 모빌리티 기업 종사자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타다, 이번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의 난타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눈앞에 보이는 표를 얻기 위해 내린 결정은 궁극적으로 택시업계마저 어려움에 빠뜨린 셈이 됐다. 결국 과감한 규제 완화 없이는 택시업계와 IT업계, 승객 누구도 나아질 수 없는 것이다.
하헌구 교수는 “타다 금지법 논의 당시 ‘모빌리티 혁신’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서비스 혁신을 통해 가격을 올리거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었다”며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택시 시장 내에서 서비스 경쟁을 하도록 해야 새로운 기업도 진입하고, 새로운 택시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