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어제(1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통신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단말기 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단통법 개선과 함께 요금과 단말기 가격 분리 고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국내 통신망에 무임승차하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에서 망사용료를 받는 것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통신분야 정책 소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뉜 부분에 대해선 “(과기정통부와)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도 “합의제 조직의 장점도 있다”고 밝혀, 내년 총선 이후 정부조직개편이 이뤄진다면 과기정통부에 있는 방송·통신 정책 기능 중 일부를 방통위로 가져오려할 가능성도 있다.
요금·단말기 가격 분리고지 합리적
이동관 후보자는 ‘상반기 가계통신비가 7.1%, 13만 원 올랐는데 이중 단말기 가격 인상률이 28.9%이고, 통신은 7.1%였다. 단말기 가격이 비싸다’는 박완주 의원(무소속)의원 질의에 “단말기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모토로라, 노키아, 샤오미 등 외산 중저가 단말기를 국내 시장에 도입해 100만 원이 넘는 단말기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내 단말기 가격을 보면, 국내 유통 단말기 중 100만 원이 넘는 제품이 57%, 22%가 저가형이라고 했다.
이동관 후보자는 “(통신비와 단말기 가격이 통합 고지돼 100만 원이 넘는 단말기 가격에 착시 현상이 생긴다는 지적에 대해)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분리고지하는 건 합리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
국내 OTT육성 의지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맞춰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을 통합하는 것에 대해선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OTT규제와 관련해 저희 국내 기업들이 사실은 차별받는 측면이 있어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과의 FTA 협상이나 지적재산권 문제가 있으니 공론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후보자는 앞서 방통위원장 지명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가 나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공동 수급 및 세제 지원, 규제 혁파, 티빙·웨이브 등 국내 사업자간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OTT 육성 정책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조직 장점도 있다”
이동관 후보자는 지명 이후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방통위 간부들을 만나 방통위 조직 위상을 높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조직 관련 언급이 나왔는데, 옛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인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방통위가 방송법, 전기통신사업법을 통합할 미디어 통합법을 준비 중인데, 산업육성은 독임제(과기정통부, 문체부)가 중심이고 방통위는 신중한 의사결정을 하는 합의제 규제기관이어서 한계이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온도 차가 나는 답변을 했다.
이 후보자는 “공약에도 들어 있지만 미디어 혁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잘 안됐고, 규제나 혁신 기관이 흩어져 있다보니 행정이 잘 안된다. 권한이 분산되고 따로 움직이는 건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가는데도 큰 걸림돌이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합의제 기구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공정위가 조사중인 통신분야 독과점 조사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단말기유통법에 따른 차별행위 금지와 관련된 것인데, 현재 이동통신 3사와 한국통신사업연합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등을 조사중이다.
변 의원이 “사실 단통법에 따르면 지원금 과다 지급은 처벌받는데 이는 공정거래법으로 보면 담합행위”라면서 “경쟁과 담합 등 이런 부분에 대한 규제는 방통위가 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이 후보자는 “적절한 경쟁 촉진이 병행돼야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담합의 부작용도 계산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정위와 방통위 중)어느 쪽이 주도한다기보단 법이 개정되기 전 서로 합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