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한을 결정할 때는 ‘KB국민은행 리브온’(KB)과 한국감정원 중 시세가 더 높은 것을 기준으로 한다.”(금융위원회)
6·17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대폭 늘어나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이 줄어든 가운데, 규제 담당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시세 기준이 달라져 일관성 결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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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공릉동 대아아파트(전용면적 54㎡)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이 이파트 시세는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2억8750만원이다. 하지만 KB시세로 보면 3억 500만원이다. 무주택자가 7월 중순 이후 공릉동 대아아파트를 산다면 시세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한 전세대출을 반납해야 한다. 6·17 부동산대책으로 다음달 중순께부터 기존 전세대출이 있는 사람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서 3억 초과 아파트를 살 경우 전세 대출을 토해내야 하는데, KB의 시세가 더 높아 이를 기준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각 부처가 ‘제 입맛’에 맞는 통계기관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의구심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국토부는 올해 초 ‘KB시세 기준으로 서울 중위가격이 9억원이 넘었다’는 보도에 대해 “호가가 반영된 가격이며 민간업체의 통계”라고 항변한 바 있다. 일부에선 “국토부가 KB시세를 믿지 못하면서, 대출 규제 기준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은 금융위 소관업무라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규제 기관들이 제 입맛대로 기준을 정하는 사이, 실수요자들의 한숨은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