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엔총회 첫날 기조연설…대북 메시지 주목

오는 22일부터 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文대통령, 첫날 9번째 연설…트럼프 2번째
비핵화 협상 지지부진…대북 메시지 관심
코로나 이후 개도국 재정지원 이슈 나올듯
  • 등록 2020-09-09 오전 7:00:00

    수정 2020-09-09 오후 9:26:58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현지시간)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한다.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들과 달리 직접 유엔본부 연단에 올라 연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어떤 식의 언급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2일 예정된 총회 일반토의 첫날 9번째 순서로 기조연설을 한다. 유엔총회는 유엔의 모든 업무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그 중 일반토의는 전세계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는 연례행사다.

올해 일반토의 주제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엔 ; 다자주의에 대한 공동의 약속 재확인 - 효과적인 다자주의 행동을 통한 코로나19 대응’이다. 주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연설 주제는 이 기조에 맞출 것”이라며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등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탓에 전례 없이 모든 부대행사를 화상 형식으로 연다. 유엔 회원국의 90% 이상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정 여행경보 2~3단계에 해당돼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 고위급 대표단이 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리적으로 연단에 서는 유일한 연설자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회의에서 2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주목되는 건 한국과 미국의 정상의 대북 메시지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번 유엔총회가 열려서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대선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막판 변수)’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주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북한이 굳이 이 시점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유엔총회에서는 북한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대선 끝나면 (북한 측에서) 무엇인가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은 일반토의 마지막날인 29일 마지막 순서(14번째)로 연설할 예정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성 주유엔 북한대표부 대사가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총회 때는 코로나19 이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재정 지원 이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체가 올해 말까지 73개 최빈국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는데, 그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개도국들의 주장이다.

주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개도국들이 G20에 참여를 못하니 유엔에서 목소리를 내려 하고 있다”며 “최근 회의에서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개도국의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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