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 대비하자’…“경영 차질 없을 것”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김 의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인다. 김 의장은 작년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SM엔터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장은 구속 영장 심사를 앞둔 18일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임시 그룹협의회를 열고 “(주가 조작)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며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항변에도 사법부의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카카오는 김 의장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이날 긴급 개최된 협의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엄중한 현실 인식 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작년말부터 비상 경영 선언, 준법과 신뢰위원회 출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해 경영쇄신에 닻을 올렸는데 김 의장이 구속되면 예정됐던 자회사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협의회에선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경영 쇄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명확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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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회사 매각·AI·내부통제…어깨 무거워진 정신아
관건은 김 의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 상황 속에서도 자회사 매각·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 AI투자 등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냐다.
카카오는 작년 5월까지만 해도 공정거래법상 계열사가 147개에 달했으나 18일 현재 124개로 줄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회사 SM의 컬처앤콘텐츠(C&C)·키이스트,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에 대해 매각 의사를 표시하며 계열사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
AI에 대규모로 투자한다고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투자에 주력하되 비용도 고려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정 대표는 5월 컨퍼런스콜 당시 “AI와 같은 핵심 프로젝트 투자는 계속하되 효율적 자본 배분을 위해 서비스에 따라서는 외부 모델의 적용도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없어도 차질 없이 카카오가 사업을 영위한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AI서비스 출시’ 등이 계획대로 수행돼야 한다. 18일 협의회 회의에서도 ‘연내 AI서비스 출시’를 약속했다.
카카오는 경영진의 투명성 등 법적·재무적인 내부통제도 강화해야 한다. 김 의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쇄신위원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 의장과 함께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는 정신아 대표가 있는 만큼 정 대표가 얼마나 조직을 장악해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각자 쇄신TF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