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LS전선이 전력망 사업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현금흐름 관리는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구리 가격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장기 프로젝트인 해저케이블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커진 데 비해 채권회수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 LS전선이 강원도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는 모습/ 사진=LS전선 제공 |
|
6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LS가 2년물과 3년물로 각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채권 발행은 당장 만기 상환 목적이다. 다만 수요 예측에 따라 최대 1400억원의 증액 발행 가능성도 열어놨다.
해저 케이블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LS전선은 전방위 차입 조달에 나서고 있다. 연결 기준 약 4조원대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해저케이블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가 커지면서다.
지난해 5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HVDC 해저케이블 전용공장인 해저4동을 준공한 데 이어 동해시 사업장 설비증설을 위해 1555억원을 추가 투입했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투자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LS전선은 지난해 5월 해저케이블 매설 전문 LS마린솔루션(옛 KT서브마린)을 인수하기도 했다.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생산시설 투자에 약 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통해 LS전선은 해저케이블 매출 캐파를 4000억원에서 1조원대로 확대한단 계획이다.
그러나 채권회수기간이 장기인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 사업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현금흐름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전기동 가격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LS전선은 수익구조가 원재료인 전기동 가격과 연동하는 구조다. 구리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원재료 가격의 상승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확충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 5위 생산량의 파나마 광산 가동중지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LS전선 관계자는 “가격에 완전히 노출된 중소형사들과 달리 선물 계약 등을 통해 가격 헤지가 이뤄지고 있어 전기동 가격 상승 여파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9월 말 LS전선의 차입금은 연결 기준 2조 9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S전선의 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말 38.5%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46.9%로 8.4%포인트 상승했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전기동 가격 강세와 해저케이블 관련 투자로 재무적 측면에서 당분간 높은 수준의 차입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해저케이블 관련 투자가 마무리된 이후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부담이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